한국에서 추석과 비슷한 명절이 추수감사절이라면, 크리스마스는 한국의 설날과 가장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연중 가장 큰 명절이기 때문이다. 미국 사람들도 명절이 되면 고마운 사람들이나 친지들에게 선물을 보내고 음식을 나눠먹고 하는 것이, 한국이나 미국이나 사람 사는 세상이 비슷비슷한 것 같다.
어제 뜻밖의 택배가 왔는데, 남편의 동료 쇼박 패밀리가 잉글리쉬 머핀 종합선물셋트를 보낸 것이었다.
브라이언 쇼박은 남편과 – 학교 내의 여러 가지 사정상 – 무척 친밀하게 지내는 교수이고, 그의 아내 올리비아는 한국 드라마를 나보다 더 많이 알고 김치나 콩자반 등등의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심지어 직접 만들기까지도 하는 안과 의사이다.
내가 만든 김치를 자주 나누어주고, 집으로 불러서 한국음식으로 대접해주었던 것이 고마웠던지 이렇게 비싸보이는 선물을 보냈나보다.
빨간 철제 상자부터 고급스러워보이는데, 안에는 잉글리쉬 머핀 이라는 종류의 빵이 가득 들어있고, 딸기잼도 두 병 들어있었다.
그래서 계란과 우유를 입혀서 프렌치 토스트를 구웠더니 훌륭한 식사가 되었다. 너무 얇고 가벼운 식빵에 비해 잉글리쉬 머핀은 계란과 우유를 듬뿍 흡수해도 빵이 부서지지 않고 오히려 촉촉해져서 맛이 좋아졌다.
다음으로는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동그란 틀 안에다가 계란을 굽고
머핀에다 망고 쳣트니를 바르고 계란과 치즈를 얹으면 완성되는 간단한 조리법이다.
쳣트니 라고 하는 것은 원래 인도에서 만들어먹던 과일잼의 종류인데, 과일의 새콤달콤한 원래의 향에다가 각종 양념을 더 넣어서 간간하고 짭조름한 맛이 나기때문에 스테이크 소스로 먹거나 샌드위치에 넣어서 먹으면 맛있다. 얼마전에 우리 학교 후배 교수가 선물로 준 것인데, 지금 보니 쇼박 패밀리가 보낸 머핀과 같은 회사 제품이다. 우리 가족은 잘 모르지만, 제법 고급 브랜드의 식품회사인 듯 하다.
샌드위치는 알루미늄 호일로 잘 싸서 담고, 야채 샐러드를 곁들여서 남편 도시락으로 싸주었다. 지난 금요일부터 방학 모드에 들어간 나와 달리, 남편은 오늘 하루 더 출근해서 기말시험 감독을 하고, 그 채점이 끝나야 방학이 된다. 봄학기 개강도 나보다 일주일 정도 더 빠르고…
남편 학교가 완전히 방학을 하면 쇼박 패밀리를 또 한 번 초대해서 한국음식 파티를 해야겠다.
2014년 12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