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동료 교수인 쇼박 패밀리와 테니스 친구인 버지니아 공대 교수 에드리언 패밀리는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특히 내가 직접 만든 김치를 아주 높이 평가하며 잘 먹는다.
입이 짧고 식탐이 없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밥을 해주다가, 가끔 이 두 가족을 초대하면 어찌나 맛있다고 하면서 덥석덥석 잘 먹는지, 음식을 만드는 일이 하나도 힘들지 않고 보람과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오히려 행복하다.
내 학교, 남편 학교, 에드리언네 학교가 모두 종강을 하고 방학을 맞이하는 기간이라서 주말에 각기 따로 초대를 해서 먹고 마시고 아이들은 함께 놀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건 앞서 글에서 소개한 바 있는 쇼박 패밀리를 초대해서 먹었던 음식이다.
닭갈비
오삼불고기
그리고 이건 쇼박 패밀리를 불렀을 때에도, 어제 에드리언 패밀리를 불렀을 때도 모두 호평을 받았던 꼬치오뎅이다.
공장에서 끼워져서 나오는 꼬치오뎅은 너무 윗쪽까지 끼워져 있어서 어지간히 큰 냄비에 국물을 끓여도 오뎅의 윗부분까지 푹 담궈서 먹기가 어려운데, 집에서 직접 꼬치에 끼우니까 아랫쪽에만 오뎅을 끼울 수 있어서 적은 양의 국물에도 충분히 끓일 수 있고, 전채요리로 꼬치 한 개씩 들고 백세주 한 잔씩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가 더욱 화기애애했다.
이것도 두 가족 모두 맛있게 먹었던 전채요리, 해물부추 부침개 이다.
부추는 이렇게 기름을 많이 두르고 부쳐 먹으면 강한 향이 조금 수그러들면서 거부감없이 먹기 좋게 되는 것 같다.
오아시스 마켓에서 파는 유초이 라고 하는 야채를 데쳐서 된장에 무친 나물인데, 한국에서는 유채나물 이라고 하면서 먹는다고 한다. 봄이면 제주도에 만발하는 유채꽃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덜큰한 맛이 꼭 풋배추 데쳐서 무친 것과 비슷한 맛과 식감이다.
미국 오이는 수분이 너무 많아서 무쳐놓고 돌아서면 오이무침이 오이냉국으로 변신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지만, 이건 조금 더 비싼 잉글리쉬 오이라서 한국식 오이무침과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다.
오이와 양파를 소금에 30분 정도 절였다가, 설탕 식초 고춧가루를 넣고 무쳤다.
뼈없는 갈비살을 사다가 갈비찜과 똑같은 방법으로 양녑하고 쪘다.
에드리언네 쌍둥이 남매가 무척 맛있게 먹었다.
에드리언 패밀리가 디저트로 사온 우리 동네 프렌치 베이커리에서 만든 케익이다.
어머니날 대목이라 다른 케익은 다 팔리고 이것만 남아있어서 사왔다는데 내 입맛에는 원래 사오려고 했던 과일 얹은 생크림케익 보다도 이게 훨씬 더 맛있었다. 초코렛을 무척 좋아하는 코난군은 두 조각이나 먹었다.
집으로 손님을 불러서 식사를 하면, 모두들 내가 만든 음식이 무척 맛있다고 고마워하면서 많이 잘 먹어주어서 참 기분이 좋다. 외식을 하게 되면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하면서 천천히 식사를 할 수도 없고, 아이들을 데리고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도 쉽지 않은데, 집에서 내가 직접 만든 음식은 파는 것보다 깔끔하고 푸짐하게 그리고 느긋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은 것같다.
2015년 5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