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 토요일
아침 8시 온가족을 데리고 야드 세일 구경을 나갔다. 한 열 군데 정도 들렀던 것 같다. 아이들 장난감도 사고 부엌에서 쓸 냄비 받침도 사고, 공구를 넣어두면 좋을 작은 케이스도 건졌다.
점심 때 쯤에 집에 돌아와서는 새로 구입한 국수 기계로 국수를 만들었다. 비빔국수를 만드는 양념은 내가 했지만, 밀가루와 물을 정확한 양을 계량해서 기계에 넣고, 기계를 작동 시키고, 면을 뽑아서 그릇에 담는 것은 전적으로 이 남자가 다 했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뒷마당으로 나가서 잔디를 깎았다. 아참, 그 전에 거실의 장식장을 위치를 옮겨 설치하는 일도 했다. 얼마전에 새로 구입 설치한 거실 책장 때문에 장식장의 위치를 옮기고, 그 안에 있던 음악 씨디는 새 책장으로 옮기고, 장식장은 코난군의 레고 작품을 전시하기로 했다.
앞뒷마당 잔디를 다 깎은 다음에는 베란다에 전기 후라이팬을 놓고 삼겹살을 구웠다. 이 때에도 상추라든지 쌈장이라든지 하는 상차림은 내가 했지만, 전기 후라이팬을 가지고 나와서 삼겹살을 굽고, 아이들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하는 모든 일은 이 남자가 했다.
식사 후에는 내가 아이들을 씻기는 동안에 설거지를 깔끔하게 마쳐주었다.
이제 하루를 마감하는가 했더니 이 남자, 이젠 이런 일을 한다.
코난군의 긴소매 잠옷을 꺼내다 놓고는
어차피 다음 겨울이 되면 코난군이 더 자라서 못입게 될 잠옷이니, 실패하면 걸레로 쓸 작정을 하고 재단을 해서 재봉틀로 마무리를 했는데, 누가 봐도 멋진 여름 잠옷이 되었다.
운전기사, 목수, 정원사, 요리사, 재단사…
그리고 나의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빠…
이 남자의 하루는 이렇게 알차게 지나간다.
2015년 5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