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제대로 투표했다.
정신 바짝 차리고 살자.
2016년 11월 9일 수요일
날씨마저 을씨년스러움
어제 아침에 두 아이들 데리고 출근하는 길에 투표를 할 때만 해도 힐러리 클린턴이 우세하다는 여론조사가 틀림없는 사실이라 믿었다.
그런데 어젯밤에 자다가 깨서 인터넷으로 개표 결과를 보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말도 안되는 결과가 나오고 있었다.
많은 주에서는 초박빙의 승부를 다투고 있긴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오늘 아침 바람불고 먹구름 낀 하늘을 지고 출근하면서 라디오를 트니 듣기만 해도 구역질이 날 것 같은 목소리가 당선되었다고 뻐기는 연설을 한다.
저 괴물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어찌 돌아갈런지…
순전히 내 개인의 삶을 놓고 보자면 그닥 큰 문제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불법이민자를 배척하겠다는 정책과 무관하게 나는 이미 미국 국적을 가진 상태이고…
오를지 내릴지 모르지만 암튼 요동칠 것 같다는 주식과 주택 가격역시, 나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없고, 살고 있는 집을 팔거나 새 주택을 구입할 계획도 전혀 없다…
오바마 케어라 불리는 국민 건강보험을 폐지한다해도 내 직장에서는 이미 우리 가족의 건강보험을 책임져주고 있고, 게다가 그 직장은 무척이나 안정적이다.
그런데…
왜 오늘 아침 아들아이를 스쿨버스에 태워보내면서 한없이 미안한 마음이 드는걸까…?
어쨌든, 나는 어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
이제부터는 저 밀려오는 먹구름 뒤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든, 정신 바짝 차리고 내가 해야 할 일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며 사는 것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