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일 후에 만 다섯살 생일을 맞이하는 둘리양은 아직도 황소고집으로 나를 힘들게 할 때가 있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말귀를 알아 듣는 정도가 무척 향상되었다.
맨날 끼고 다니는 아이패드로 온갖 동영상을 섭렵하는 동시에 주워듣고 배운 것이 많아져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재미가 있다.
며칠 전에는 나와 코난군과 함께 뉴튼의 과학적 업적에 대해 토의하기도 했다 ㅎㅎㅎ
유튜브에서 보고 들은 것에다가 오빠인 코난군이 부가하는 설명과 정보까지 더해서 기억하게 되니, 자기 수준에 걸맞지 않는 수준의 지식이 많이 쌓인 것이다.
얼마 전에 둘리양의 어린이집 선생님과 정기 학부모 면담이 있었는데, 둘리양의 지적 능력은 초등학교 입학하기에 아무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잘 발달하고 있다고 한다.
오빠 덕분에 어깨너머로 배우는 게 많아서, 나도 둘리양이 학교에 입학해서 공부에 관해 어려움을 겪을 거라는 예상은 하지 않는다.
아직도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고 (그래서 발레 수업은 안가고 발레복은 집에서 놀 때 입으며 만족하고 있다 :-), 기분이 한 번 틀어졌다하면 그 고집을 아무데고 부려대는 것이 걱정일 뿐…
그런데 어린이집 선생님 말씀이, 이런 아이가 학교에 가면 질서와 규율이 더 많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오히려 더 잘 적응한다고 하시니, 그리고 입학하는 8월 까지는 아직도 둘리양이 더 자랄 시간이있으니, 차츰 좋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올 여름과 그 이후 새 학년도에 어린이집에 다닐 아이들을 위한 재등록 서류인데, 아주 기쁜 마음으로 "우린 5월 까지만 다니고 졸업이랍니다" 하고 써냈다 🙂
코난군이 이 어린이집에 처음 다니기 시작한 2008년 4월부터 올해 2017년 5월까지 만 9년을 매일같이 다니던 어린이집이 드디어 영영 졸업이다.
올 여름이 지나고 둘리양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드디어 두 아이가 아침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버스를 타고 등교하고, 기상악화로 휴교를 해도 둘이 같이 하고, 방학 기간도 똑같아지니, 내 인생도 조금은 더 편해질 것 같은 기대가 생긴다.
둘리양 만 다섯살 생일 선물은 무얼 사주면 좋을지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다.
2017년 2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