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 5-23-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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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23일 화요일 흐리다가 비

 

손님 치르느라 바쁜 날을 다 보내고 요 며칠간 조용한 학교로 출근을 하고 있다.

원칙대로라면 방학 동안에는 월급이 안나오는 만큼 일도 안해야 맞지만, 사람 사는 일이 그렇게 무자르듯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월급은 9개월치를 열 두 달에 나누어 받으니 방학이라도 통장에 돈이 들어오고 있고, 그 때문인지 일하러 방학 기간 동안에 학교에 나오는 일이 심하게 불만스럽지 않다.

요즘 우리 유아교육 전공은 조만간 또 한 명의 교수를 은퇴로 인해 잃을 예정이라, 그 전에 프로그램을 재정비해서 초등교육 교수들과 협력 체제를 만들어 내기 위한 준비로 바쁘다.

그래서 방학 중이지만 회의에 참석하고 관련 문서 작업 등을 하고 있는 중이다.

가을 학기에 새로이 가르치게 될 과목의 강의 준비도 방학 동안에 해두어야 하고, 올해 만큼은 연간업적 보고서를 미루지 않고 틈틈히 꼼꼼하게 써보려고 마음먹고 있다. (사실 이제 정교수로 승진까지 한 터라, 업적보고서가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니게 되어서 과연 얼마만큼 작심한 것을 이룰 수 있을지 나도 궁금하다 🙂

그리고 또 한 가지 방학 동안 나를 분주하게 만들 일은, 한국의 모 대학에서 우리 학교로 비지팅 스칼러 (방문 교수) 를 하러 오시는 교수님 한 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서로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였지만 어쩌다보니 인연이 깊어서 우리 학교로 오시게 된 분을 무사히비자를 발급받고 미국에 와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게 되어서 자못 기대가 크다.

솔직히 말하자면 한국에서 미국으로 방문교수로 오는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그저 한 해 동안놀고 먹으려는 자세로 왔다가 가는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이 분과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연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고 성실한 분위기가 느껴져서, 나와 함께 연구 활동을 즐겁게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일 수요일은 코난군이 종업식을 하는 날이고 금요일은 둘리양이 어린이집 졸업식을 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두 아이들 모두 집에서 방학을 보내게 되니, 나도 학교에 출근하기 보다는 집에서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요 며칠 사이 연구실 가구를 옮기고 재배치 해서 훨씬 더 넓고 편리하게 만들어 놓았는데, 이걸 당장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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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

소년공원 님, 오랜만에 들렀어요 ㅎㅎ

방학하셨군요. 여기도 산이 헤드스타트 교실이 이번주부터 방학이라 꼼짝없이 아이랑 하루종일 놀고 있네요 ㅠㅠ 

 

오랜만이라 공유할 소식이 몇 가지 있는데요, 

하나는, 저희가 드디어!!! 차를 샀다는 겁니다! ㅋㅋ

98년 혼다, 디게 오래된 차이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 하는 마음으로 잘 쓰고 있어요. 음..사실 ‘잘’ 이라기엔 벌써 이래저래 돈이 제법 들어갔지만요. ㅠㅠ 그래서 저도 생애 처음으로 면허를 따보려고 준비중이에요. 필기는 통과했는데 주행 시험을 보려면 6개월이나 기다려야 되더라고요. ㅠㅠ 

 

그리고 두번째는, 제가 CDA 실습을 진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도 아직도 480시간 중에 반 밖에 못 채웠다는, 슬픈 소식입니다. ㅠㅠ 산이네 헤드스타트 교실에선 일정 시간 이상 못 하게 되어서 중간에 한번 다른 프리스쿨로 실습지를 바꿔 나갔는데 거기가 너무 상황이 열악해서 3주만에 나와버렸거든요. 그러고 나니 얼마 안 있어서 산이 방학하고..그러는 바람에 9월까진 또 꼼짝없이 실습 중지 상태네요.. 과연 이 동네를 뜨기 전에 CDA를 딸 수 있을지, 지금으로선 자신이 없네요. 이게 정말 차 없이는 힘든 일이더라구요. 사실 택스리턴 받은 걸로 차를 사는데는 이 부분이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었어요. 차라도 있어야 애 드랍하고 실습지 바로 가서 6시간 꼬박 일을 할 수 있겠더라구요. 버스 타고 통학하면서 애 드랍하고 실습지 가서 일해봐야 하루 4시간 밖에 못하게 되니 기간은 자꾸 길어지고.. 암튼 미국 생활 만 6년, 아직도 요모저모 어려운 일이 많네요 ㅎ

 

오랜만이어서 말이 길어졌어요.

방학 건강히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

종종 들러서 요리법 좀 보고 갈게요 ㅋ 

 

소년공원

오랜만이네요 이슬님!

 

자동차 구입하신 것 축하드리고요, 주행 시험 잘 보시길 바랍니다.

 

실습 480시간은 풀타임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한다해도 주당 40시간 곱하기 12주, 즉 석 달을 꼬박 채워야 하는 분량입니다.

하프 타임으로 한다면 반 년이 걸리는 일이니, 아이 맡겨놓은 시간 동안에 조금씩 해서 채우려면 -게다가 공휴일 빠지고 아이가 결석하거나 방학 등을 빼면 2년은 족히 걸리고도 남겠네요.

보통은 현재 데이케어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CDA 과정을 하더군요. 그래야 실습 시간을 단시간에 채울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구요.

암튼 부지런히 힘내서 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하시면 좋은 결과가 올겁니다.

 

산이 아버님 직장은 어느쪽으로 가시게 될지 궁금하네요 🙂

좋은 소식 있으면 또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