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스 자켓 두 벌이 마침내 완성되었다.
내친 김에 어른들 것도 곧 만들 예정이다.
내년 휴가에는 조금 추운 곳으로 여행을 가보자 하는 이야기가 나온 김에 온가족이 같은 자켓을 셋트로 맞춰 입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리고 여름 방학 동안에 어차피 아이들과 집에 있으면 이런 단순 노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 좋기 때문에 시작했던 일이다.
조앤스 패브릭 이라는 수예 재료를 파는 가게에서 플리스 천 2 야드와 두 아이들이 각기 고른 색깔지퍼를 사는데에 21달러 정도가 들었다.
이걸 사오던 날 둘리양은 그림으로 기록을 남겼다.
회색 천과 핑크 보라색 지퍼를 그린 것이다.
중고등학교 가사 시간에 옷 본 그리는 법을 배웠지만 정확한 치수를 재고 복잡한 계산을 해서 본을 만드는 대신, 비슷한 디자인의 옷을 가져다놓고 따라 오리니 간편하게 본과 재단이 한 큐에 완성되었다.
각 부위별로 바느질을 먼저 해서 몸통과 소매, 모자, 주머니를 각자 완성해두었다.
그리고 각 부위를 연결해서 바느질하고 지퍼를 달아주면 완성이다.
둘리양의 자켓은 싸이즈가 작아서 하루만에 금새 만들 수 있었다.
둘리양이 엄마가 옷을 만드는 동안에 그림으로 그린 자켓의 모습이다.
둘리양의 옷을 만들며 경험이 쌓여서 코난군의 자켓은 더욱 손쉽게 만들 수 있었다.
내년 여름에나 입을 것이라서 그 때 까지 얼마나 폭풍 성장을 할지 알 수 없으니 최대한 넉넉하게 만들었다.
가슴팍에 미키 마우스가 붙은 것이 유치해 보인다…
사진을 찍는 것이 하기 싫다…
하면서 입이 툭 튀어나온 것이, 요즘 사춘기가 시작되려는 모양이다.
아직 어린 둘리양은 미니 마우스 아플리케도 붙여주고 모자에 미니 마우스 귀와 리본을 달아주니 무척 좋아했다.
모자를 쓰지 않아도 뒷모습이 귀여워 보인다.
코난군의 자켓에도 미키 마우스 귀를 달아주고 싶었지만 그건 엄마의 지나친 욕심이려니… 생각하며 마음을 접었다.
이 옷 두 벌을 다 만든 다음에는 코난군이 만화 그리기 캠프에서 창조해낸 캐릭터 모양으로 솜인형을 만들어 주어야 하고 둘리양의 오로라 공주 드레스도 만들어 주기로 했다.
어른들 자켓도 만들고…
바느질 놀이가 재미있다.
2017년 6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