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을 좋아하는 둘리양과 방문했던 미술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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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보다 개학이 이른 투빈이 덕분에 한국어 배우기 캠프가 월요일에 끝났고, 우리 아이들은 금요일 아침이 되자 더이상 지루한 방학을 못참겠다는 듯 얼굴에 짜증이 가득하고 남매가 서로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남편은 화요일부터 출근을 시작한지라 나혼자서 낮 시간 동안 두 아이들을 데리고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아침부터 심기가 불편한 아이들을 집에만 데리고 있다가는 나도 폭발할지 몰라서 얼른 바깥으로 탈출할 곳을 찾아보았다.

영화를 보자니 두 아이가 좋아하는 영화의 장르와 수준이 다르다.

둘리양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겠다고 하는 반면, 코난군은 이제 그런 만화영화는 시시해서 보기가 싫다고 했다.

볼링장은 코난군이 반짝 좋아하는 반면 둘리양이 싫다고 했다.

우리 동네 가까운 곳에 개장한 트램폴린 공원을 알아보니 고작 30분 뛰는데에 아이 한 명당 10달러 씩이나 지불해야 한다.

20달러를 써봤자 고작 30분 즐겁고 끝이니 너무 비싸다.

마침 날씨는 무진장 추워서 야외활동은 엄두도 낼 수 없고,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두 아이가 동시에 즐거워 하는 저렴한 활동을 찾기란 도저히 불가능했다.

로아녹에 있는 토브만 미술 박물관이 비교적 저렴한 입장료에 아이들에게 유익한 활동이어서 권해보니, 평소에 "난 미술이 참 좋아요!" 하는 둘리양은 눈을 반짝이며 가고 싶다고 하지만, 코난군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싫다고 했다.

이 녀석은 무언가 활동적이고 신나는 동적인 놀이가 그리운 것이었다.

열심히 머리를 굴려보니, 방학이 시작할 무렵에 동료 데비와 아이들을 함께 놀게 하자고 이야기했던 것이 생각났다.

마침 데비네 아이들은 그 날 집에서 별다른 일 없이 지내기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데비네 집에 코난군을 내려주고, 둘리양 만을 데리고 로아녹 미술 박물관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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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은 581 고속도로를 벗어나자마자 바로 있어서 길을 찾기가 쉬웠다.

주차도 인근 도로변에 2시간 한도 내에서 공짜로 차를 세울 수 있어서 좋았다.

입장료는 공짜이지만 특별 전시를 한 곳은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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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학을 맞아 "놀이" 라는 주제로 특별 전시를 한다고 하길래 어린이 5달러, 어른 8달러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보았다.

레고를 기가 막히게 조립해서 회전을 시키는 각도에 따라 신기한 모양의 그림자가 비치도록 만든 작품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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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위에 올라가서 쉬세요" 하는 푯말과 함께 전시된 큰 공을 담아놓은 덩어리 작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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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을 수백 개? 수 천 개는 족히 되게 불어서 거대한 텐트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작품도 아이들이만지고 들어가보고 흔들어 볼 수 있도록 허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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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신기하고 재미나게 구경할 거리가 되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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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은 평소에 꼼지락 꼼지락 종이와 색연필과 가위 등등을 가지고 그리고 오리고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미술 박물관 나들이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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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나 좋아하는지, 다음에도 종종 데리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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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 이가씨의 장래희망은 핸드백 디자이너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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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만든 핸드백을 엄마한테 선물한 것이 여러 개 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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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특별 전시관을 나와서 일반 전시관도 돌아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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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키가 작아서 저 날개가 등에 붙은 것처럼 보이게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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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표현을 하고 있는 예술작품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참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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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이 너무도 좋았던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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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앞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했던 둘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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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을 마친 후에는 직접 미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된 미술교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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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별로 물감으로 그리기, 연필로 스케치하기, 오리고 붙여서 만들기, 등등의 다양한 미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재료가 준비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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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이 가장 먼저 고른 것은 물감으로 그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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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감을 느껴볼 수 있는 장난감도 있었고, 음악과 관련된 활동, 연극 무대, 등등 우리 동네 어린이박물관 정도의 규모의 홀 안에 온통 미술과 예술에 관한 놀이 자료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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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들어오는 것은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되니, 다음에도 시간이 날 때 둘리양을 종종 데리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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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술 박물관은 외관도 특이하게 지었는데 맨 꼭대기 층에 베란다가 있어서 로아녹 시내의 풍경이 잘 내려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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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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