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충무김밥 사진을 보고나서부터 충무김밥이 먹고싶어졌다.
한국에서 한 번 쯤은 사먹어봤던 것 같은데, 김밥 안에 밥말고 아무것도 안들어가는 심플한 김밥을돈내고 사먹으려니 어쩐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즐겨 사먹는 음식은 아니었다.
금요일 저녁에 남편에게 아이들 픽업과 저녁 먹이기를 부탁해놓고 조금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서 일을 다 마칠 수 있었던 덕분에 주말에 마음이 푸근하다.
둘리양 체조 클래스에 내려주고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크로거와 오아시스 마트를 들러서 음식 재료를 몇 가지 사왔다.
일본 무는 한국 무보다 연해서 충무김밥 무김치로 더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무를 도마에 세우고 칼로 잘 삐져서 설탕, 식초, 소금에 두 시간 절였다.
원래 레서피에는 세 시간 절여야 한다고 했지만 일본무가 연하고 물이 많아서 두 시간만 절여도 설탕과 식초가 잘 스며들었다.
설탕과 식초는 동량, 소금은 그보다 적게 넣는다.
김치 양념의 원레 레서피는 고춧가루 3숟갈, 마늘 다진 것 한 숟갈, 액젓 한 숟갈, 다진 파 조금이 들어간다.
그런데 액젓과 마늘을 떠넣다가 생각하니 우리집 냉장고 안에는 지난 김장 양념이 남아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그래서 마늘 고춧가루 대신에 김장 양념을 두 숟갈 떠넣었다.
미리 절인 무가 달콤새콤한 맛이 들어서 김치 양념에 버무리자마자 먹어도 잘 삭은 맛이 났다.
다음은 충무김밥의 가장 중요한 반찬인 오징어 무침이다.
냄비에 물이 끓으면 불을 끄고 손질한 오징어와 어묵을 넣고 살짝 데친다.
한입 크기로 썬다.
오징어가 작아서 두 마리를 넣었고 납작 어묵은 세 장이 들어갔는데, 여기에 알맞은 양념은 고춧가루 4숟갈, 간장 1숟갈, 설탕 2숟갈, 액젓 5숟갈, 다진 마늘 1숟갈, 파와 깨는 조금씩 이라고 한다.
나는 이번에도 김장 양념을 썼기 때문에 김장 양념 두 숟갈 넣고 거기에 설탕, 액젓, 간장, 파, 깨를 추가로 넣었다.
무김치를 버무린 그릇에 오징어를 무치니 그릇에 묻은 양념을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고 설거지도 줄어서 좋았다.
충무김밥과 먹어도 맛있겠고 그냥 밥반찬으로 만들어 먹어도 좋겠다.
오아이스 마트에 풋마늘이 나왔길래 한 단 사왔는데 오징어 무치고 양념이 묻어있는 그릇에 넣고 닦아내니 반찬 하나가 완성되면서 설거지도 간편해지는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
풋마늘은 그냥 무쳐 먹으면 너무 매운맛이 강하고 입에서 냄새도 오래 남아있는 것 같아서 전자렌지에 2분 돌려서 무쳤다.
충무김밥은 밥에 소금과 참기름을 넣어서 비벼주기만 하면 된다.
김밥 속재료가 따로 들어가지 않으니 김을 절반으로 잘라서 싸도 크기가 충분했다.
아이들은 무김치나 오징어 무침이 매워서 먹지 못하고 김밥만 먹었다.
남편과 나는 아주 맛있게 먹었다 🙂
2019년 2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