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금요일 15일은 내 생일이다.
하지만 생일 전날도 하루 종일 학교 행사에 참석해야 하고, 생일 당일은 무려 세 개의 회의와 한 개의 행사가 쉴 틈도 없이 연달아 하루 종일 있다.
회의는 그냥 참석만 하면 되는 것이 두 개, 하나는 내가 의장이라서 이끌어야 하는 것이 하나인데, 무척 중요하고 심각한 사안을 논의해야 해서 마음으로 준비할 것이 많다.
그리고 세 개의 회의가 끝나면 이어지는 아너스 행사는 남편까지 초빙되어서 각종 준비물을 나르고 준비하고 챙기고 해야 할 일이 무척 많다.
행사가 끝나자마다 얼른 물품을 챙겨서 나와야 아이들을 방과후교실에서 늦지 않게 픽업할 수 있다.
그래서 미리 아이들에게 엄마 생일에 대해서는 아예 아무런 언급도 하지 말라고 당부해 두었다.
해야 할 일과 신경 쓸 일이 태산인데 거기에 대고 생일 축하 노래 부르기나 케익을 사다가 촛불 끄기 같은 것 까지 더 하고 싶지 않다.
다음 주 둘리양 생일을 앞두고는 심지어 학회 참석 때문에 타주로 출장을 1박 2일간 다녀와야 한다.
온가족의 생일이 5, 6, 7월에 들어 있으면 참 좋겠다는 부질없는 생각을 한다 🙂
오늘 전공 수업에 들어갔더니 학생들이 싸인한 카드와 상품권을 생일 선물로 주었다.
가난한 학생들이 푼돈을 모아 사느라 그랬는지 커피점 상품권은 15달러 짜리와 25달러 짜리 두 개로 나누어서 받았다 🙂
그냥 카드만 주지… 왜 따로 돈으르 쓰고 그러는지… 참…
민망해 하면서도 받으니 기분이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다.
오늘도 정신 없는 하루, 코난군이 아파서 결석을 시키고 데리고 출근한데다, 세 시간 짜리 수업 두 개를 연달아 하고, 그 사이에 코난 아범은 우리 학교까지 와서 코난군을 데려가고 둘리양도 픽업하고…
나는 이제 막 수업을 마치고 퇴근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번에 남편이 받아온 양란이 활짝 펴서 사진으로 찍어둔다.
사람들은 정신없이 바쁘지만…
꽃은 소리없이 피고, 계절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바뀌고 있다…
2019년 2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