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6일 월요일 맑음
지난 토요일에는 인덕션 (inductrion 인데 우리말로는 취임식, 유도하기, 서론 등의 말로 번역된다고 하니, 마땅히 골라 사용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 행사가 있었다.
대학교 1학년 부터 유아교육을 전공으로 삼은 학생들이지만 3학년을 마치고나면 공식적으로 교사교육 프로그램에 들어오게 되는데 – 4학년이 되면 공식적인 교생실습을 하기 때문에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 그것을 축하하는 행사이다.
오전 시간에는 현장 실습에 관한 정보를 나누는 웍샵에 참석하고 점심 시간이 되어가는 마지막 순서로는 교사교육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시작한다는 증서와 교사를 상징하는 사과모양 뱃지를 받는다.
지도 교수가 증서도 나눠주고 뱃지도 달아주고 기념 사진도 함께 찍는다.
토요일 낮시간에 출근을 해야 하니, 아이들도 데리고 나와서 행사 동안에는 연구실에서 잠시 놀게 하고 그 이후에는 점심도 사먹이고 아이스크림 가게에도 데려갔다.
곧 한국에서 오실 손님들을 위해 각자의 방을 깨끗히 치우기로 약속하고 그 댓가로 아이스크림을 먼저 사준 것이다 🙂
코난군은 민트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둘리양은 핑크 레모네이드 셔벳을 골라서 먹었다.
오늘 월요일부터 한 주간 동안은 교사 감사 주간이라서 감사 카드나 작은 선물을 전달하도록 학부모회의에서 권유를 받았다.
둘리양에게 각별히 신경을 써주시고 지도해주시는 담임 선생님과, 우리 가족에게 언제나 호의적인 방과후교실 디렉터 선생님에게는 작은 꽃다발을 들려 보냈고, 5학년 선생님들은 국물도 없었다:-)
기껏해야 10달러도 안하는 꽃다발 하나쯤 사서 들려보낼 수는 있지만, 여러 가지로 실망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별로 들지 않아서 그러지 않기로 했다.
코난군은 지난 6년간 학교를 마치면 가는 방과후교실을 이번 주만 지나면 영영 이별이라는 사실에 적잖이 충격을 받는 것 같다.
초등학교는 졸업하면 중학교를 가게 되니, 가는 장소만 바뀌는 셈이지만 방과후교실은 이제 더이상 영원히 다시 갈 일이 없다는 것은 무척이나 생소한 느낌일 것이다.
맞벌이 부부 가정의 자녀가 방과후교실에 다니는 비용은 세금이 공제되는데, 다음 회계연도부터는 코난군의 방과후교실 비용이 들어가지 않으니, 오늘 신청한 다음해 세금 공제 서류에는 둘리양의 비용만 써넣었다.
한국에서 가족들이 오시는 이번 주 부터는 방과후교실을 보내지 않고 바로 귀가시킬 요량이라, 이번 달 방과후교실 등록금은 전액을 다 내지 않고 일별로 정산을 하기로 했다.
원래는 그렇게 하는 방식이 아니지만 우리 가족에게 호의적인 디렉터 셴델 선생님이 특별히 허락해준 것이다.
5달러짜리 작은 꽃다발 하나를 드려도 무척이나 많이 남는 거래였다.
오늘 월요일은 시험 기간의 첫날인데, 내 수업에서는 시험은 없고 지난 주에 했던 발표 결과를 반성하는 수업이 있다.
그 수업이 끝나면 여러 가지 과제물을 채점해서 성적을 산출하는 것으로 이번 학기와 학년이 끝나게 된다.
그 다음 주에는 가족들과 멀리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고,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여름학기 강의가 시작된다.
이번에는 난생 처음으로 온라인 강의를 하게 되어서, 매일 출근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미리 강의 내용을 모듈로 만들어서 온라인으로 올려 두어야 하고 강의 내용을 녹화 편집하는 일도 미리 해두어야 하니 마음이 분주하다.
오늘과 내일, 손님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최대한 많이 준비해놓으려고 한다.
2019년 5월 6일
몇 불 안되는 돈으로 성의를 표시할 수도 있으나,
학생을 위한다는 위선으로 자기 밥그릇 지키기에 너무도 여념이 없는 사람들에게
성의조차 아깝다는 생각을 이렇게 심하게 가지게 된 것은 절대 나의 잘못이 아니라 장담한다.
여전히 아들 몰래 가방을 뒤지는 등등
여태껏 아이들이 받았을 상처를 생각하면 어림도 없다.
(가방을 뒤지려면 표라도 안나게 하지, 5학년 아이가 봐도 너무도 선명하게 가방을 뒤진 흔적을 남기는 것을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기나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