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여행기 쓰기를 다 마쳤다!
사진 찍어둔 것과 여행에서 배우고 느꼈던 점을 기록해두어야 이 다음에 다시 돌아보고 추억할 수있으니, 바쁘고 귀찮아도 열심히 노력했다 🙂
여행기를 써내려가는 동안에 코난군은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두 아이 모두 방학을 맞이했다.
나는 여름학기 강의가 아직도 진행중인데, 다음 주 초에는 학기말 성적을 처리하면 끝나게 된다.
그 직후에는 남편이 여름 학기 강의를 시작하게 되는데, 남편의 강의는 온라인이 아니라 강의실에서 얼굴 보며 직접 하는 것이라서 매일 도시락을 싸서 출퇴근을 해야 한다.
두 아이들은 몇 가지 캠프에 등록해서 다니기도 하고 코난군은 늘 해오던 태권도나 바이올린 레슨,친구 조나스와 함께 배우는 아빠의 코딩 수업 등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둘리양도 수영과 미술을 새로이 배우기 시작했고 7월부터는 체조도 학원을 옮겨서 배우게 된다.
그래도 틈틈히 심심하다고 엄마를 졸라서 친구들을 데려와서 놀거나 친구네 집에 가서 놀기도 하며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코난군이 나흘 동안의 음악 캠프를 마치고 연주회를 했다.
연주회 후에 리셉션에서 음식을 먹으며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이 음악 캠프는 버지니아 공대 음대에서 주최하는 것인데, 방학 기간 말고 학기 중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을 모아놓고 바이올린 및 다른 현악기를 지도하는 스트링 프로젝트 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학생들과 교수들이 자원봉사 하는 식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라서 등록비가 아주 저렴한데다, 혼자 레슨받고 혼자 연습하는 것에 더해서 여러 다른 아이들과 함께 연주하는 경험이 좋을 것 같아서 개학한 후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과외활동을 계속 유지하면서 하나 둘씩 이렇게 추가로 활동을 더 하게 되니, 과연 스케줄 운영이 순조롭게 될지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가 원하고 소질을 보이는 활동을 못하게 하는 것은 더욱 마음이 편하지 않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시작해보려고 한다.
며칠 전에는 밤의 길이가 일년 중에 가장 짧은 하지 를 기념하는 동네 축제에 아이들을 데리고 구경을 하고 왔다.
아이들이 많이 자라서 그런지, 축제의 규모는 예년과 많이 다르지 않은데 구경하거나 즐길 것이 별로 없어서 30분도 안되어 구경을 마치고 돌아왔다.
축제 장소 한 켠에 마련된 동물 전시회에서 라마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주었다.
지난 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에는 한국인 선생님으로부터 아크릴 페인팅 수업을 받게 되었다.
낯가림이 심한 둘리양이 무리없이 첫 수업을 잘 받았고, 아직 나이가 어려서 지켜보고 계속 수업을할지를 결정하겠다던 미술 선생님도 둘리양이 아주 잘 따라 배운다며 칭찬을 하셨다.
반대로 코난군은, 미술 수업을 받는 것이 별로 내키지 않는다며 첫 수업을 받아보고 계속할지 말지를 자기가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선생님의 지도 방식이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해서 수업을 받겠다고 한다.
한국에서 산업 디자인 관련 일을 하다가 버지니아 공대에 어학연수를 와서 만난 미국인과 결혼해서 블랙스버그에 정착한 미술 선생님은 차분한 성품인 듯 다음 수업에 필요한 준비물을 자세하게 안내해 주셨다.
처음 두 번의 수업은 명암과 색채를 배우는 시간이라서 붓이나 캔버스는 천천히 구입해도 되지만 당장 다음 주 수업 부터는 물감을 사용하게 되므로 앞치마를 준비하라고 하셨다.
함께 수업받는 다른 아이들을 보니 엄마의 앞치마를 빌려입은 아이도 있고, 허름하고 큰 셔츠를 작업복 삼아 입은 아이도 있었다.
간단하게 가게에 가서 앞치마를 사줄까 하니 두 아이 것을 사면 그것도 꽤나 몫돈이 들어갈 것 같았다.
그렇다고 허름한 셔츠를 입히자니 내 욕심에 만족스럽지 않았다.
두 아이가 모두 첫 미술 수업에 아주 만족하고 앞으로도 꽤나 장기적으로 그림을 배울 것 같으니, 돈은 적게 들이면서 폼나는 앞치마를 마련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코난군이 작아서 못입게 된 청바지 두 벌을 뜯어서 손바느질과 남편의 재봉틀질로 만들어낸 앞치마의 모습이다!
청바지 천이 두툼해서 안에 입은 옷을 물감으로부터 잘 보호해줄 것이고, 물감이 얼룩덜룩 묻어도 지저분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멋스러울 것 같다 🙂
청바지 허리 안쪽에 허리 크기 조절을 위한 고무 밴드가 붙어 있었는데 그걸 잘라내서 집에 있던 플라스틱 후크를 연결해서 허리춤에 바느질로 달아주니 앞치마를 입고 벗기가 간편하다.
남편이 최근에 새로 구입한 재봉틀은 간단한 자수 기능도 있어서 아이들의 이름을 새겨주기도 했다.
어차피 버려야 하는 옷을 앞치마로 만들어내니 자원을 재활용한 보람도 있고, 세상에 하나 뿐인 독특한 앞치마를 아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어서 좋았다.
2019년 6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