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코난군 바이올린 레슨을 마치고 집으로 데려오는 길에 우리집 공사현장을 또 한 번 돌아보았다.
우리보다 나중에 계약했지만 언제나 한발 앞선 공사를 하고 있는 옆집이 마침내 뼈대 세우기 (프레임) 공사를 마친 것 같다.
그래서 드디어 우리집도 프레임을 만드는 공사가 시작되었다!
늘 뻥 뚫려있던 지하실이 마침내 천정이 생겼고, 이 위로 일층과 이층이 올라갈 예정이다.
이제야 드디어 본격적으로 집이 지어지는구나 싶어서 기쁜 마음으로 뒷마당 쪽으로 내려가 보았다.
지하실은 거의 모든 프레임이 완성된 것이 보였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일하는 사람도 없고, 그래서 누가 뭐랄일도 없으니 살짝 지하실 안으로 들어갔다.
지하실 안쪽에서 출입문을 바라보니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출입문이 남서쪽을 향하고 있어서 지하실이 밝아질 것 같기도 했다.
손님 전용 침실과 욕실이 될 부분도 보였다.
방문을 만들 자리가 보이고 화장실이 될 부분에는 상하수도관도 보인다.
그런데 이 부분은 없어야 할 벽이 세워진 것이 보였다.
지하실을 설계할 때 기역자로 꺾인 큰 공간을 분할해서 방을 하나 더 만들 수 있었는데, 우리는 침실이 이미 넉넉하게 있으니 굳이 방을 하나 더 만들기 보다는 크게 열린 공간으로 두고 당구대나 탁구대, 운동기구 등을 늘어놓고 사용하기를 원했다.
방을 하나 더 만들면 침실이 하나 더 여분으로 생기겠지만, 이미 다섯 개나 되는 침실이 있으니 별로효용이 없고, 여러 가지 운동기구를 편리하게 배치해서 사용하는데에 방해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설계를 할 때와 시공전 최종 미팅때 이 점을 분명히 명시했건만, 일반적인 설계가 아니라서 작업하는 인부들이 도면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늘상 하던대로 공사를 진행했는지, 이렇게 원하지 않는 방이 만들어졌다.
아직 방이 완성되기 전에 발견해서 뼈대를 제거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했으나…
코난아범은 생각이 달랐다.
평소에 집안에 이런 공사를 해본 경험 덕분에 문제점을 발견한 것이다.
뼈대를 자세히 살펴보면 제거해야 할 부분이 제거하면 안되는 부분을 받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 그림에서 파란색 나무가 받치고 있는 벽은 내력벽이어서 반드시 세워두어야 하는 벽이다.
우리는 그 점을 감안하고도 방을 따로 만들지 않기로 했는데, 공사를 잘못해서 세워진 분홍색 나무가 받치고 있는 벽을 제거해야 하게 되었다.
그런데 분홍색 나무를 다 제거할 수는 없고, 내력벽을 받치고 있는 모서리 부분을 남겨두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내력벽을 지지하는 바닥이 너무 약해져서 최악의 경우에는 기둥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런 일을 예방하고 일처리를 제대로 하려면 내력벽 까지도 철거하고 다시 세워야 한다.
과연 그렇게 번거로운 일을 해줄것인가?!
일단 다음주 초에 총공사감독과 남편이 만나서 의논을 하기로 했는데,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남편이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님을 모델하우스 직원 케런이 이미 잘 알고 있으니, 문제가 원만하게 잘 풀려나가기를 바란다.
그 와중에 이 벽을 재빨리 발견한 내가 대견하다 🙂
2020년 2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