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간간이 들러보니 프레임 공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었다.
비록 지하실의 잘못 설치된 벽은 아직 그대로이지만, 그 위로 메인 레벨, 즉 1층의 벽은 뼈대가 거의 다 세워진 것 같다.
집을 한 바퀴 돌면서 사방에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뒷마당을 향하고 있는 거실과 모닝룸과 안방의 창문이 있는 면이다.
이 방향이 남서쪽인데다 넓은 창문이 많이 뚫려 있어서 내부가 아주 환할 것 같다.
다음은 집을 정면으로 바라보았을 때 오른쪽에 해당하는 서재의 창문이 보이는 벽이다.
옛날 선비의 공부방은 북쪽으로 향하게 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나는데, 지금 막 구글 검색을 해보니 풍수리지상 공부방을 북쪽으로 향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
나의 막연한 짐작으로는, 공부를 할 때는 사계절의 변화나 시간의 변화가 너무 뚜렷하게 보이면 공부에 방해가 되니, 창밖의 풍경이 가장 단조롭고 적막한 북쪽으로 창을 낸 것이 아닌가 싶다.
암튼, 우리집 서재는 북쪽으로 창문이 두 개, 현관문 방향으로 한 개가 있는 기다란 구조이다.
우리집을 정면으로 바라본 차고와 현관문이 있는 면이다.
원래 우리가 선택하기로는 차고 벽에 창문을 만들지 않는 것이었는데, 주문과 달리 창문이 만들어졌다.
지하실 공사에 이어 또 도면과 달리 엉뚱한 시공을 한 것인가 싶어서 잠시 헛웃음이 나왔지만, 어쩌면 세 대를 주차하는 차고에는 옵션이 아니라 반드시 창문이 달리게 되어있었던 것 같기도 해서 – 만약에 그렇다면 우리가 처음에 창문을 달지 말라고 주문했을 때 바로잡아주었어야지… – 문제삼지않기로 했다.
안그래도 이 벽에 창문이 없으면 너무 단조로와 보일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었다.
장미 덩쿨을 키워서 단조로운 벽을 가려볼까 하는 궁리를 했었는데 창문이 있으면 귀찮게 장미를 가꾸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잘 되었다.
현관문의 좌우에는 창문이 하나씩 있는데, 오른쪽의 창문은 서재로 통하고, 왼쪽의 창문은 손님용 화장실 앞의 복도에서 내다보이는 위치이다.
마지막으로, 여기는 차고문이 있는 면, 집을 정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의 모습이다.
차고 문이 생길 자리는 아직 벽이 완전히 세워지지 않은 것 같다.
차고의 문은 차 한대가 드나들 수 있는 문이 왼쪽에 달리고, 오른쪽에는 두 대를 동시에 드나들게 하는 큰 문이 달릴 예정이다.
지하실의 엉뚱한 벽 세우기 사건 이후로, 남편과 나는 혹시 다른 곳에도 비슷한 실수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른집과 조금이라도 다르게 주문한 것은 일하는 사람들이 놓치기 쉬워서 실수를 할 수 있다.
지하실 구조에 이어, 1층에서 다른 집들과 달리 우리가 주문한 것은 거실과 식당을 통으로 합쳐서 만든 큰 서재이다.
다른 집들은 보통 거실만 벽을 둘러서 작은 서재를 만들었는데, 우리 가족은 큰 서재를 원해서 식당 공간까지도 포함해서 벽을 만들고 서재를 크게 만들어 달라고 주문을 했었다.
그러니 공사 중에 자칫 실수로 엉뚱한 벽을 서재 한 가운데에 세우는 실수가 생길 것만 같았다 🙂
그래서 하루는 작정하고 서재 부분만을 열심히 들여다보기도 했다.
지난 번 지하실 실수를 발견한 이후로, 공사장 안에 들어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안전문제 때문이라고 하는데, 내 짐작으로는 안전문제 절반, 또다른 실수를 지적당할까봐 우려하는 문제가 절반인 이유인 것 같다.
암튼, 공사장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바깥에서 들여다보면서 줌을 당겨서 사진을 찍으니 복잡하게 얽힌 프레임 사이로 서재 벽을 확인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다행히도 서재 한가운데 엉뚱한 벽을 세우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
기다란 방향의 서재 벽에 두 개의 창문이 있는데 그 사이에 벽이 없으면 서재가 우리가 원하던 기다란 모양으로 제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서재와 거실을 막는 벽도 제자리에 맞게 세워진 것 같다.
1층에서 가장 우려했던 서재의 프레임이 제대로 잘 세워진 것 같아서 안심했다.
이제 곧 2층의 프레임이 세워질텐데, 2층에는 여분의 침실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추가로 주문한 것의 전부이고, 다른 많은 집들도 추가 방을 만들어 넣었으니 거기에서 실수는 없으리라 짐작하고 바라고 있다.
2020년 2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