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5
에어프라이어로 삼겹살 굽기

에어프라이어로 삼겹살 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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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살던 집 주방에는 환기 후드가 있으나마나한 형태로 설치되어 있었다.

조리하는 쿡탑 위로 공기를 빨아들여서 필터를 한 번 거친 후에 다시 실내로 뱉어내는 식이어서, 음식 냄새가 고스란히 집안에 머물러 있었다.

김치찌개라든지 생선구이 처럼 냄새가 강한 음식을 조리하면 온 집안에 음식 냄새가 가득 차서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야만 했는데, 아주 춥거나 아주 더운 날에는 환기를 시키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새집 주방에는 외부로 공기가 빠져나가는 후드를 설치했다!

에어프라이어로 삼겹살 굽기

가스가 아닌 하이라이트 방식의 유리로 된 쿡탑이어서, 에어프라이어나 튀김기 등을 올려놓고 조리하면 조리과정에서 나오는 수증기나 유증기, 냄새 등을 바로 바깥으로 내보낼 수 있다.

후드의 성능도 테스트해볼 겸, 주주 엄마가 가져다준 상추도 소비할 겸, 오아시스 마트에서 냉동 삼겹살을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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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파운드, 900그램 한 팩이면 우리 가족이 한 끼에 먹기 딱 알맞은 분량이었다.

에어프라이어를 가장 높은 온도인 화씨 400도에 맞추고 (섭씨 200도) 삼겹살을 5분간 돌리면 윗부분은 이 정도로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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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래를 들춰보면 뜨거운 바람이 직접 닿지 않은 부분은 아직 익지 않은 상태이다.

집게로 아래위를 뒤집은 다음에 다시 5분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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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뒤적여보면 이 정도로 조리가 된 상태이다.

중간중간 고기를 뒤섞어가며 익히지 않으면 윗부분의 고기만 너무 익고 아랫부분의 고기는 잘 익지않으니, 5분 간격으로 상태를 확인하며 고기를 잘 뒤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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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씩 세 번 돌리면 부드럽게 익은 상태가 되고, 바삭한 구이를 원한다면 한 번 더 (이번에는 2-3분 정도로 짧게) 돌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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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가 아주 잘 작동해서, 고기를 다 구웠지만 집안에 냄새가 진동을 하지도 않고, 에어프라이러의 조리 방식 덕분에 기름이 주방에 튀지도 않았다.

기름기는 에어프라이어 아랫쪽에 고여 있어서, 굳기를 기다렸다가 닦아내면 뒷정리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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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이 넓어서 쌀통과 전기밥솥도 손 뻗으면 닿을 위치에 둘 수 있어서 좋다.

전에 살던 집은 카운터탑 (싱크대 상판) 면적이 부족해서 덩치가 큰 전기밥솥과 쌀통 등의 물건을 다이닝룸에 두었는데, 그래서 밥을 차릴 때 마다 부엌과 다이닝룸을 불편하게 왔다갔다 해야만 했다.

그렇게 살 때는 불편한 줄도 몰랐지만, 지금 넓은 부엌에서 모든 조리 도구를 한 곳에 두고 사용해보니, 부엌 일이 훨씬 수월하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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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구이에 어울리는 된장국도 끓이고, 고기를 찍어먹을 소금 참기름과 쌈장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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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쌈장 그릇은 전에 살던 집에서는 자주 안쓰는 그릇으로 분류되어 손이 잘 닿지 않는 안쪽에 넣어둔 것인데, 지금 부엌에는 수납공간이 넓어서 모든 그릇이 손닿기 편한 곳에 들어 있다.

그래서 식사 때마다 이 그릇 저 그릇 마음대로 꺼내서 사용하니, 그것도 즐겁다.

원래는 하루 전날에 삼겹살을 먹기로 했었는데, 남편이 옛집을 청소하다보니 새벽 두 시까지 귀가하지 않아서 다음날 점심에 차려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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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저녁에는 아이들만 해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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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질을 능숙하게 하면서 상추쌈을 만들어 먹는 코난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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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절친 조나스는 깡마른 체구이긴 하지만 낯선 음식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어서 내가 해주는 한국 음식을 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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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투른 젓가락질이 안쓰러워서 포크를 주었으나, 재미있다며 계속해서 젓가락을 사용해서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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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베이컨을 무척 좋아하는 둘리양도 상추쌈을 야무지게 싸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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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의 친구 주주는 입이 짧은데다 매운 것을 전혀 못먹어서, 둘리양은 “너는 뭐든지 다 맵다고 하더라” 하고 놀리곤 한다.

아주 조금 매운 맛이 난다고 말해주니 쌈장은 건드리지도 않고 참기름에만 고기를 찍어 먹었지만, 그래도 삼겹살 구이 상추쌈이 맛있다며 무척 많이 먹었다.

나중에 데리러 온 주주 엄마가 그 소식을 듣고 반색을 하며 삼겹살을 어떻게 조리하는지 상세하게 물어보았다.

“어머머, 쟤가 상추를 저렇게 잘 먹다니!”

하고 감탄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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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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