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에는 이사를 앞두고 있어서 김장을 하지 않았지만, 그 이전에는 근 10년간 추수감사절 방학 동안에 김장을 했다.
올해에도 다음 주가 추수감사절 방학이라 원래는 그 때 김장을 하려고 했지만, 지난 주말에 차를 사러 간 김에 가까이 있는 한인마트에서 김장거리를 사오게 되어서 김장도 일찍 했다.
마침 일찍 종강하는 우리 학교는 이 주간 동안 시험과 학기말 과제 채점만 하고 수업이 없어서 김장을 할 시간도 생겼다.
배추 두 박스를 절여야 하는데, 드라이브웨이가 넓고 바로 옆에 수도꼭지가 있어서, 조금 싸늘한 날씨이기는 하지만 밖에서 일을 시작했다.
실한 배추가 한 박스에 아홉포기씩 들어있었다.
한 박스에 15달러 정도 했는데, 배추를 사면서 김치 진열장을 살펴보니 큰 유리병에 담긴 김치 값이 그 정도였다.
김치 한 병에 많아야 두 포기가 채 안들어가는데, 그 값이면 배추를 한 박스 살 수 있다.
이번에는 야외에서 절이기 때문에 늘 하던 방식인 소금물에 배추를 담그지 않고, 진한 소금물을 묻힌 다음에 소금을 직접 뿌려서 절여보기로 했다.
(나중에 결과물을 보니, 배추가 더 맛있게 절여졌다 🙂
진한 소금물을 만들어놓고…
소금물을 묻힌 배추는 큰 대야에 담아 소금을 뿌려 절이기로 했다.
수도꼭지도 가까이에 있고, 쓰레기통도 바로 옆에 있어서 작업 후 뒷정리가 수월했다.
게다가 새로산 차에게 차고를 내어준 헌 차가 작업장을 가려주고 있어서 동네사람들이 산책을 하더라도 내가 작업하는 모습이 안보였다 🙂
김치를 담는 장면이 신기해 보이기는 하겠지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다보면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 (연예인 병 걸렸나봐… ㅎㅎㅎ)
예전에 살던 집에서는 이런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멀리 있고 (지하실 문앞) 경사진 뒷마당을 오르내려야 해서 배추를 들고 왔다갔다 하기 힘드니 좁은 실내에서 힘들게 일했는데, 새 집은 차에서 바로 배추를 내려서 절이고, 나오는 쓰레기는 바로 옆이 있는 쓰레기통에 넣으니 무척 편리했다.
배추 절이기 작업은 한 시간 정도 만에 끝났다.
그냥 이렇게 밖에 두어도 될 것 같았는데, 남편이 혹시나 토끼 등의 야생동물이 와서 건드릴 수도 있고 바람이 불어서 덮어둔 것이 날아갈 수도 있으니 차고 안으로 들여놓았다.
드라이브웨이를 넓게 만들어서 여분의 차를 주차해도 차고 안의 차를 넣고 빼는데에 문제가 없고, 배추 절이기 작업 공간도 충분했다.
고작 한 시간 정도 소금물에 손을 담궜을 뿐인데 손등이 쓰라려서 살펴보니 피부가 이렇게 되어있었다.
깨끗하게 씻고 로션을 바르니 다행히 금새 괜찮아졌다.
한국에서는 이미 절여놓은 배추를 택배로 배달받아서 김장을 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호사를 누릴 상황이 못되니, 배추를 절이는 데에 하루를 쓰고, 다음날에야 양념을 버무렸다.
김장 2부 글을 이어서 쓰려고 한다.
2020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