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로 둘리양은 코로나19 2차 백신을 맞은지 2주일이 되어서 미국 보건부가 인정하는 공식 백신완료자 (fully vaccinated) 되었다 🙂 아직도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조심해야 하지만, 그래도 온가족이 접종을 했고, 또 아이들의 친한 친구들도 모두 접종을 완료해서 아이들의 운신이 넓어졌다.
둘리양의 친구 중에 부모가 카페를 부업으로 하는 아이가 있는데, 둘리양과 많이 친해서 그 카페에 들러보았다. 버지니아 공대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번화가에 있는 카페인데, 둘리양의 친구와 그 동생들의 이름을 붙인 음료가 있다고 했다.
둘리양 친구 이름의 음료를 시키고 둘리양은 스무디를 주문해서 창밖의 다운타운 풍경을 감상하며 느긋한 시간을 즐기고 있는데 둘리양의 친구 루비가 엄마와 두 동생들과 함께 카페에 들어왔다. 창밖에서부터 둘리양을 발견하고 환호성을 지르며 들어와서 우리 테이블에 합류했다. 루비는 아마도 부모님이 중동계 이민자인 듯 검은 곱슬머리에 깊은 눈과 짙은 피부색을 가지고 있다.
루비의 막내 남동생은 아직 아기여서 엄마가 안고 다니는 정도이고, 여동생은 초등학교 1학년인데 아마도 학교에서 둘리양과 함께 어울리는 일이 많은지 테이블에 함께 앉아서 왕수다를 떨었다. 루비와 둘리양은 프라이시스포크 초등학교 4학년 같은 반이고, 영재반에도 같이 들어가 있어서, 둘이 많이 친한 것 같다. 루비의 아빠 엄마는 각기 직장에 다니면서 이 카페는 매니저에게 맡겨서 부업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거기에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대학원 석사과정도 다니고 있다는 루비의 엄마는 대단한 열혈 여성인 듯 하다.
루비와 여동생도, 다른 모든 친한 친구들도 모두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마쳤기 때문에 안심하고 플레이 데이트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루비는 이 글을 쓰는 오늘 오후에 우리집에 놀러 오기로 했다. 또한, 둘리양은 2년 가까이 쉬었던 체조 학원을 다시 다니기로 했다. 코로나19가 막 시작할 무렵에 문을 닫았던 체조 학원은 이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규칙을 정하고 다시 수업을 재개했다.
여기까지 글을 썼을 때 루비 엄마의 전화가 걸려왔다. 오후에 있을 플레이 데이트를 확인차 연락을 한 것이다. 이왕에 놀기로 한 거, 일찍 와서 아이들이 함께 점심을 먹게 하자고 하니 고맙다며 그리하겠다고 해서 글을 쓰다말고 나가서 점심을 준비하고 그 이후로 다시 컴퓨터 앞에 앉을 시간이 없다가 다음날인 일요일 아침에 이어서 쓰고 있다 🙂
어제 우리집은 코난군과 슬립오버를 하고 놀았던 조나스, 둘리양과 이웃집 매디 (어젯밤에 슬립오버 했음. 아침 먹고 지금 현재도 우리집에서 놀고 있음.), 루비와 루비의 여동생까지 해서 여섯 명의 아이들이 놀다 갔다. 남자 아이들은 코난군의 방에서 게임을 하고 노느라 밖에 나와보지도 않았고, 네 명의 여자 아이들은 4학년이나 되었으니 번잡스럽지 않고 얌전하게 잘 놀았다. 1학년인 루비의 동생도 언니들 틈에 있으니 별 말썽없이 잘 놀아서, 여섯 명이나 데리고 있다는 부담감은 금새 사라졌다. 예의바른 루비 엄마는 두 아이들을 데리고 놀게 해주어서 고맙다며 초코렛 한 상자를 선물하기도 했다.
루비는 지난 목요일에 우리집에서 놀고 간 콜비한테서 들었는지 한국 과자 빼빼로와 밀키스를 맛보고 싶다고 했으나, 그 날 사온 간식은 이미 다 먹고 남아있지 않았다. 대신에 내가 만들어준 유부초밥 점심을 맛있게 먹었고, 우리집 팬트리에 남아 있던 간식과 과일 바구니를 몽땅 비우고 갔다 ㅎㅎㅎ 매디는 어제 유부초밥과 오늘 아침 오믈렛을 무척 맛있게 먹었는데, 이러다가 아이들 친구들 사이에서 장금이라고 소문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ㅎㅎㅎ
2021년 12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