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크루즈 앱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지난 번 글에 썼다. 위와 같이 실시간으로 디즈니 크루즈 출발하는 날까지 카운트다운을 해주어서 좋지만, 여러 가지 예약을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기능 때문인지, 앱을 열 때 마다 로그인을 해야만 한다. 그러니까 위의 카운트다운을 보려면 로그인을 해야 한다. 내 전화기는 안면인식으로 자동 로그인을 해주지만, 그래도 매 번 전화기에 얼굴을 보여주며 허락을 받아야만 카운트다운을 볼 수 있어서 조금 번거로운 느낌이 든다.
요즘 세상에 인터넷으로 찾으면 없는 게 없다 🙂 앱스토어에 찾아보니 카운트다운을 하는 무료 앱이 여러 가지 있었다. 그 중에 하나를 무료로 다운로드해서 바탕 화면에 잘 보이도록 (위젯을 띄우면 다른 아이콘 보다 크게 볼 수 있다) 마련해두니 로그인 할 필요없이 전화기를 열 때 마다 며칠이 남았는지 볼 수 있다. 무료 앱이어서 사용을 하려면 광고를 억지로 봐주어야 하지만, 나는 이 앱을 열지 않고 위젯에 띄워놓기만 하니 광고의 번거로움도 없다. 카운트다운의 최종 날짜만 입력하면 되는데, 거기에 캡틴 미키의 사진을 인터넷에서 구해다가 붙여놓으니, 디즈니 크루즈 카운트 다운을 한 눈에 쉽게 볼 수 있다.
오늘은 가족 모두 한가한 아침을 맞이한 주말이었다. 이렇게 시간이 많고 마음이 여유로울 때는 특별식으로 팬케익을 굽는데, 초코칩을 넣고 구우면 코난군과 둘리양이 아주 맛있게 먹는다. 팬케익을 굽는 요령이 생기면 버터나 식용유를 사용할 필요도 없이 그냥 후라이팬에 굽는데, 그렇게 하면 오히려 모양과 맛은 더 좋아진다.
초코칩을 팬케익 반죽에 미리 넣지 말고, 반죽을 후라이팬에 부은 다음 한 개씩 떨어뜨려주면 골고루 분산되어서 팬케익을 한 입 베어물 때마다 초코렛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오늘 아침 팬케익은 더욱 특별하게 미키마우스 얼굴 모양으로 만들었다. 큰 숟가락으로 반죽을 팬 한가운데 떠넣고, 작은 숟가락으로 두 번 반죽을 떠넣으면 미키 마우스 머리 모양이 만들어진다. 반죽의 아랫면이 완전히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얇은 주걱으로 한 번에 확 뒤집는 것이 중요하다.
초코칩이 들어간 팬케익은 보통은 시럽이나 버터 같은 것을 올리지 않고 그냥 먹지만, 오늘은 디즈니 테마로 구운 김에 디즈니 크루즈 페이스북 그룹에 사진을 올릴 요량으로 팬케익에 장식을 더했다. 산딸기 잼을 떠서 리본 모양으로 얹으니 미니 마우스 팬케익이 되었다. 사진빨을 잘 받게 하려고 시럽을 먹음직스럽게 뿌려 보기도 했다.
원래 오늘은 둘리양과 함께 컵케익을 굽기로 약속했었다. 둘리양의 생일이 4주 후로 다가오니 생일 파티를 구상하면서 케익의 디자인을 정했다. 생일 케익도 디즈니 테마로 결정했다. 인터넷으로 여러 가지 케익 사진을 찾아 보다가 학급 친구들에게 나눠줄 컵케익은 오레오 쿠키를 얹어서 미키 마우스 머리 모양을 만든 것으로 골랐는데, 실제로 사진과 같은 모습이 될지를 오늘 시험삼아 만들어 보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어제 퇴근길에 필요한 재료를 사오기도 했다.
그런데 역시 테스트를 미리 해보길 잘 했다. 반죽을 너무 잘해서 그랬는지 계란이 잘 부풀어 컵케익이 평평하지 않고 봉우리가 불쑥 튀어나오게 구워진 것이다. 이 상태로라면 케익 위에 아이싱을 짜서 얹기가 힘든 모양새이다. 반죽을 적게 넣으면 문제 해결이 될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나 컵케익 위에 미키 귀를 붙이기 위해서 아이싱을 왕창 얹어야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궁리해낸 해결책은, 봉긋하게 솟아오른 케익 윗부분에 칼집을 내고 오레오 쿠키를 끼워넣는 것이었다.
인터넷에서 봤던 원래 디자인은 평평한 컵케익 위에 저 봉우리 만큼이나 많이 아이싱을 얹고, 그 아이싱에 오레오 쿠키를 박아넣은 것이었다. 설탕과 버터크림으로 만든 아이싱은 느끼함과 칼로리가 과다하게 들어있어서 그렇게나 많이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아이싱을 먹지도 않고 덜어내서 버리기도 한다. 애써서 만들고, 그걸 먹지도 않고 덜어내서 버리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고 자원을 낭비하는 일인 것 같다.
흰색인 아이싱에 빨간색 식용색소를 넣어 빨간색으로 만들고, 그걸 칼집 속에 조금 넣고, 쿠키 사이에 리본 모양으로 짜놓으니 미니 마우스 머리 모양이 되었다. 아이싱도 조금만 사용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이렇게 스무 개를 만들어서 둘리양의 생일인 2월 23일에 학교에 들려 보내기로 했다. 둘리양의 생일 파티는 생일이 지나고 돌아오는 토요일에 하기로 했는데, 파티에 쓸 케익 디자인도 디즈니 크루즈와 관련있는 것으로 하려고 한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니 조금 더 검색해보고 골라야겠다.
이번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오후에는 둘리양의 스펠링비 대회가 있다. 주말 동안에 마지막 연습을 해야 한다.
2023년 1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