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2

유쾌한 이웃사람들과 즐거운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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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의 벨을 누르고 기다리는 중

지난 토요일에 옆집의 중국인 가족이 저녁을 먹으러 오라고 초대를 했다.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바로 옆집 땅을 구입해서 동시에 집을 짓고 비슷한 시기에 입주를 한 옆집은 일인 제약회사를 운영하는 남편과 버지니아 공대 교수인 부인, 로스쿨에 다니는 딸과 중학생 아들이 한 가족이다. 옆집 아들은 코난군과 함께 로아녹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다니고 있어서 은율이네와 함께 번갈아 운전을 하는 카풀을 하고 있다.

해물 부추전

이 부부는 언젠가 한국 음식점에서 해물전을 사먹어봤는데 무척 맛있었다고 말한 적이 있어서 부추와 해물모듬을 넣고 전을 부쳤다. 군고구마 바스크 치즈 케익도 구워서 가지고 갔다. 바로 옆집이니 차를 운전할 필요도 없고, 금방 요리해서 따끈한 음식을 별도로 포장할 필요없이 들고 가서 편했다.

세 번째 만들어서 더욱 맛이 좋은 군고구마 바스크 치즈 케익

옆집은 우리집과는 다른 모델이어서 집안에 들어가서 구경을 하니 재미있었다. 부부가 돈을 잘 벌어서 그런지 추가로 비용을 들여서 선룸을 설치하기도 했고, 비싸보이는 가구를 들여놓기도 했다. 이 가족은 우리보다 훨씬 부자여서 공부를 잘 하는 큰 딸은 사립학교를 보내고 영국 옥스포드 대학으로 유학을 보내기도 했다. 작은 아들도 여러 가지 비싼 캠프와 레슨을 시키고 있으며, 집 안팎에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때도 가격에 신경을 쓰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 🙂

옆집의 다이닝 룸

원래 중국에서는 남자들이 가사노동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이 가족도 그러하다. 부인은 오직 연구에만 몰두해서 요리와 집안 살림에는 무심하고, 일인 회사를 운영해서 시간적 여유가 많은 남편이 요리를 도맡아서 한다. 이 날 초대 음식 준비도 모두 남편이 혼자서 했다. 보통은 중국인이 중국식으로 요리한 음식에는 특이한 향신료가 들어가서 거부감이 드는 냄새와 맛이 날 때가 많은데 옆집 아저씨의 요리는 그런 독특한 향이 없어서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옆집 아저씨 짐이 요리해서 차린 저녁밥상

육류와 생선과 채소를 여러 가지 요리했는데, 부엌일을 도맡아서 해본 나로서는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접시에 곱게 잘 담은 솜씨까지, 웬만한 아줌마들 보다도 옆집 아저씨의 솜씨가 더 훌륭했다.

두부조림

여러 가지 요리 중에서 나는 두부 요리와 새우 요리가 가장 맛있었는데, 두부를 요리하기 전에 소금물에 담궈놓았다가 뜨거운 물로 두 번 헹궈낸 것이 비법이라고 한다. 양념은 마늘과 파 이외에 특별히 따로 넣은 것은 없다고 하는데 아주 부드럽고 맛있었다. 다음에 나도 직접 만들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새우 요리
양배추 볶음
숙주나물
쇠고기 편육: 이건 중국 향신료 냄새가 많이 나서 상대적으로 덜 먹었다.
사과파이: 냉동제품을 사와서 오븐에 구운 것이라고 한다.

식탁에 가득 차린 요리 중에서 먹고 싶은 것을 골라 담아서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식사를 먼저 마치고 심심해 하는 아이들은 먼저 집으로 보내고, 남편은 운전 걱정없이 와인을 편하게 마셨다. 세 시간 쯤 먹고 마시며 놀다가 집으로 돌아오려고 하니, 내가 가지고간 전과 치즈 케익과 바꿔먹는 셈치고 연어 요리 남은 것을 나누어 주었다. 이제 곧 크루즈 여행을 떠날 참이라 요리는 덜 하려고 하던 터여서 얻어온 음식으로 한 끼를 해결하게 되어서 좋았다.

먹고싶은 음식을 골라 담은 접시
중국 과자

그리고 다음날인 일요일은 코난군의 콘서트, 둘리양의 리사이틀이 있었고 그 외에도 동네 행사가 있었다. 벌써 4년째 졸업 시즌이 되면 동네 아이들이 퍼레이드를 하는데, 이번에는 나와 둘리양도 참석하기로 했다. 작년에 코난군이 중학교를 졸업할 때도 이 행사가 있었지만, 동네 꼬맹이들과 퍼레이드를 하는 것이 사춘기 소년에게는 챙피한 일이라 여겨져서 참석하지 않았다. 둘리양도 혼자였다면 참석하지 않았겠지만, 매디가 참석한다고 하니 피아노 리사이틀을 마친 후에 동네로 돌아와서 자전거를 타고 퍼레이드에 참가했다.

재미삼아 박사 가운을 입은 사람들

어른들도 축하하는 마음으로 참가했는데 박사 가운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학교 졸업식에서 하는 것처럼 입고 나오라고 했다. 이 재미있는 전통은 매디의 아빠가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다소 우울한 졸업 시즌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기 위해 장난삼아 박사 가운을 입고 퍼레이드에 등장했는데 모두가 좋아했다고 한다. 올해에도 시간과 형편이 되는 사람은 박사 가운을 입고 참석하라길래, 나도 매디네 부모와 함께 했다.

얼음과자를 먹고 있는 매디와 둘리

둥그렇게 생긴 동네의 가장 꼭대기 지점에 너른 공터가 있는데 거기에서 퍼레이드 행렬이 시작해서 골프카트, 자전거, 스쿠터, 파워휠을 타거나 걸어서 동네 한바퀴를 돈다. 그 동안 동네 사람들은 집 앞에 나와서 손을 흔들어주며 졸업을 축하해준다. 동네 한 바퀴를 다 돌아서 다시 시작시점으로 돌아오면 미리 준비한 빙과와 다과를 먹고 노는 것이 행사 내용이다. 나는 우리집 앞에서 행렬을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어주고, 걸어서 공터로 갔다. 매디의 부모와 다른 동네 사람들과 수다를 나누는 동안 동네 아이들은 바운시 하우스에서 뛰어 놀고 비누방울 놀이를 하고 간식을 먹으며 놀았다. 동네 사람 모두가, 정말 살기 좋은 동네라며 행복해 했다.

졸업 축하 퍼레이드 행렬
파란 셔츠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아이가 둘리양이다
동네 한 바퀴를 다 돌고나서 신나는 파티가 이어졌다

코난군은 종업을 했지만 둘리양은 오늘 학교 체육회, 내일 졸업식 행사, 모레 탤런트쇼 등등으로 아직 바쁜 일정이 줄지어 있다. 그 모든 것을 마치고나면 – 아니, 그 전에 미리 짐을 잘 챙겨두고 – 목요일 새벽 일찍 플로리다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바운시 하우스를 설치해서 누구나 마음껏 놀게 했다

2023년 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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