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0

올해 둘리양의 할로윈 코스튬은 코렐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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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영어로는 코랄라인이 더 가까운 발음이지만 한국 웹페이지를 검색해보니 한국어 표기법상 그렇게 쓰기로 한 것인지, 코렐라인 이라는 제목으로 이 영화가 소개되었다. 미국에서 캐롤라인 (Caroline)은 무척이나 흔한 이름인데, 이 영화의 주인공은 스펠링을 살짝 바꿔서 Coraline 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영화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주인공의 이름을 잘못 알아듣고 캐롤라인이라고 부른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코렐라인은 우리집 둘리양과 동갑인 11살이라고 한다. 부모님의 직장을 따라 낯선 곳으로 이사온 후 이삿짐 정리와 새 직장 일로 바쁜 부모님을 뒤로하고 혼자 집안 구석구석을 살피다가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가 다른 세상에 존재하는 자신의 집을 방문하게 된다. 그런데 사실은 다른 세상의 엄마라고 생각했던 인물이 나쁜 마녀이고, 아이들의 눈을 단추로 바꿔버린 다음 잡아 먹는다는 괴기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주인공 코렐라인이 못된 마녀를 물리치고 가족과 친구를 구한다는 해피엔딩이다.

2009년에 개봉한 스탑모션 영화의 포스터이다.

2009년에 개봉했다는 이 영화는 그림으로 그려서 만든 만화 영화가 아니고, 실제 캐릭터와 배경을 만들어 사진을 찍어서 연결해 만든 스탑모션 애니메이션이라고 한다. 둘리양이 이 영화 주인공을 올해 할로윈 코스튬으로 정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도 이런 영화가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갔을 것이다. 이름부터 이상한 캐릭터의 의상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인터넷 검색을 해서 배운 내용이다. 아마도 자신과 동갑인 여자 아이가 해피엔딩으로 모험을 마치는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던가보다. 게다가 마녀 이야기에 나오는 캐릭터이니 할로윈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선택인 것 같다.

코렐라인이 입고 있는 스웨터가 올해 둘리양의 할로윈 코스튬으로 뽑혔다.

스탑모션 영화이니 등장인물이 입는 의상도 실제로 만들어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이 직접 입을 의상이면 제작하기가 수월했겠지만, 작은 캐릭터 모형에게 입힐 의상은 아주 작은 크기여서, 그걸 뜨개질로 만들어내는 작업이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의 의상 담당을 맡은 사람은 손재주가 아주 뛰어나서 이 스웨터 말고도 알록달록 무늬가 들어간 가디건도 뜨고, 심지어 이 작은 손에 착용할 장갑에 무늬까지 넣어서 만들어 내었다. 뜨개질을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았는데 돗바늘 정도 크기의 바늘로 뜨개질을 해서 이 스웨터를 만들고 있었다. 세상에는 솜씨좋은 사람도 많다!

길이가 3인치 (7.5 센티미터) 정도밖에 안되는 실제 영화에 쓰인 의상
의상 담당이 직접 뜨개질을 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나도 시간이 허락했다면 직접 뜨개질을 해서 스웨터를 만들어 줄 수 있었겠지만 학기 중에 도저히 그럴 시간이 나지 않아서 가게에서 파는 옷을 사다가 별을 붙여 만들기로 했다. 옷을 파는 가게 두 군데를 열심히 살펴봤지만 계절이 아니어서 그런지 네이비 블루 스웨터를 구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네이비 블루는 여름철에 어울리는 색상이어서 그런 것 같았다. 둘리양이 검정색이라도 괜찮겠다고 해서 검정색 스웨터를 사오고 흰색 스티커 용지도 구입했다. 영화 장면에 보이는 캐릭터 의상을 보며 대략 눈에 보이는 별무늬의 갯수를 맞추어보니, 큰 별과 작은 별의 크기를 정할 수 있었다.

코렐라인의 스웨터를 입은 둘리양

코렐라인은 머리카락을 파란색으로 염색을 하고 잠자리모양 머리핀을 하고 있기도 하다. 둘리양의 머리카락을 염색하거나 파란색 가발을 사줄까? 하고 물으니 그건 싫다고 한다 ㅎㅎㅎ 대신에 잠자리 모양 머리핀을 만들기로 했다.

파란 머리에 잠자리 핀을 꽂은 코렐라인

다행히도 취미생활 용품을 파는 가게에서 잠자리 모양 비즈를 파는데, 심지어 가격도 반값으로 할인을 해서 좋아라 하며 사왔다. 집에 있던 빈 머리핀에 핫글루건으로 잠자리 모양 비즈를 붙이니 완벽한 코렐라인 머리핀이 되었다.

잠자리 머리핀을 꽂은 둘리양

올해의 할로윈도 작년에 그랬던 것처럼 매디와 함께 주주네 집으로 가서 주주네 동네에서 캔디 동냥을 다니기로 했다. 둘리양과 매디 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많이 초대를 해서, 주주 엄마는 그 날 하루 휴가를 내고 요리를 해서 주주 친구들과 부모들에게 파티를 열어주기로 했다. 나는 우리 집에 남아서 우리 동네 동냥꾼들에게 할로윈 선물을 나누어 주고 늦은 저녁 시간쯤 주주네 집으로 가서 파티에 참여할 계획이다.

우리 동네 아이들에게는 캔디 대신에 호박 모양으로 뜨개질한 설거지 수세미를 나누어줄 계획이다. 충치나 비만을 일으키는 캔디 대신에 할로윈 분위기가 나는 다른 선물을 주니 (작년에도 호박 모양 수세미를 나누어 주었다) 동네 엄마들의 반응이 좋았다. 어떤 아줌마는 지난 번 동네 야드세일에서 나를 알아보고는, 작년에 받은 그 수세미가 너무 좋더라고 말해주었다. 올해에도 약간 다른 디자인으로 호박 모양 수세미를 나눠줄거라고 했더니, 야드세일에서 팔던 물건을 내게 공짜로 주기도 했다 🙂

2023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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