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4

신간 안내: 문화융합 한국어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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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우리 학교에 비지팅 스칼러로 오신 한명숙 선생님과 함께 책을 썼다. 공주교육대 국어교육과 교수이신 한명숙 선생님은 우리 아이들을 예뻐해 주신데다 한국어 수업을 일 년 내내 매주 해주시기도 했다. 그 때의 한국어 수업 활동을 모아서 책으로 내자고 뜻을 모았는데 코로나19 탓도 있고, 각자 바쁘게 살다보니 이제서야 책이 출판되었다.
원래 시작은 (혹은 내가 혼자 생각했던 규모는) 한국어 수업 활동 모음집 정도였는데, 한명숙 선생님의 식견과 방대한 이론적 배경이 자꾸만 늘어나서 무려 400페이지가 훌쩍 넘어가는 책이 되었다.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중인 책

이론적 배경 부분을 한명숙 선생님이 주도해서 쓰시는 동안 나는 미국에서 구할 수 있는 원서를 읽으며 따라잡기 바빴다.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인류학이나 들뢰즈의 다양성 철학 같은 개념을 한명숙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나는 아마도 절대 알지 못했을 것 같다.
국어과 교수 답게 한명숙 선생님의 문체는 무척이나 시적인데, 심지어 각 장의 첫 머리에 유명한 시를 한 편씩 넣자고 제안하시기까지 했다. 띄어쓰기나 맞춤법은 미국생활 20년이 넘어가는 나에게 가물가물하기만 한데, 선생님의 시적 표현이 담긴 문장은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는지 아리송하기도 했다.
출판사 측에서는 페이지 수를 좀 줄여보자고 제의했었는데 (그러면 책이 더 잘 팔릴 것 같다는 이유로), 오히려 한명숙 선생님이 한 번씩 리비전을 할 때 마다 새로운 내용이 더 추가되어갔다 ㅎㅎㅎ

사실상 한명숙 선생님이 이 책을 다 쓰셨고, 나는 마지막 챕터의 내용을 쓰는데에 주력했는데, 실은 그것도 한명숙 선생님의 윤문으로 완성된 것이어서 내가 혼자 썼다고 볼 수 없다. 마지막 챕터 이후 에필로그 부분은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달리 비교적 가벼운 에세이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미국 유학을 나와서 가족을 이루고 아이들을 키우며 생각했던 것을 쓴 것이어서 그렇다.

책 겉표지 디자인

이 책은 온라인 서점에서 2만5천원으로 가격이 책정되어 어제부터 팔기 시작했다. 교보문고 사이트에서는 10퍼센트 할인 가격으로 판다고 나온다. 한 권이 팔리면 저자에게 오는 인세가 10퍼센트인데, 그걸 한명숙 선생님과 반반씩 나누어도 천원 남짓이고, 실제 책을 쓰는데에 들어간 노력을 따져보자면 내가 받을 수 있는 돈은 몇 백원이 안될 것 같다. 흥미로운 교양서적이 아니고 전문 학술 서적이어서 백 권이나 팔릴까 싶다. 그래도 노력의 결과가 이렇게 번듯한 모습으로 만들어지니 기분이 좋다.

2024년 4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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