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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그리 정신]

로마 시내의 모든 여관은 2월부터 예약이 되어 있었기에, 비숍파크 팀은 로마에서 30분 떨어진 카터스빌 이라는 곳에 숙소를 정했다.

팀 캡틴 (마이크, 33세, 아테네 거주, 조지아대 약학과 교수)이 부잣집 도련님이라 그랬는지, 상당히 고급스러운 여관을 잡아 두었다. 김박사와 마누라의 머릿속으로 잠시 전자계산기가 돌아갔으나… 에라 모르것다… 우리가 언제 이런데서 함 자보겠냐… 신혼여행 가서도 방값 걱정함서 싼 데만 다니질 않았더냐… 속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팀을 떠나서 둘이서만 다른 여관으로 갈 수도 없는 일이거니와, 고속도로 옆 허허벌판에 그 여관 아니면 달리 갈 곳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관 로비에서 간단한 대회 브리핑이 있었다.

*박작가처럼 팀테니스가 도대체 뭔지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잠시 안내 말씀:
이번 대회에는 지역 예선을 거친 30개의 팀이 6개 그룹으로 나뉘어 예선을 치른다. 각 그룹은 5개 팀, 그 다섯 팀은 서로 네 번의 시합을 하고, 가장 우수한 성적의 팀이 월요일에 열리는 4강전에 진출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한 팀이란, 복식 3조와 단식 2조로 구성되는데, 김박사는 첫 경기에서 마이크와 함께 복식 3번 (2번 이던가…?)으로 출전하게 되었다.

아참, 그리고 모든 선수들에게는 기념 티셔츠와 모자, 그리고 아주 중요한 것! 등번호판이 주어졌다. 캡틴은, 등번호를 분실하게 되면 벌금을 물어야 할 뿐 아니라, 출전금지를 먹을 수도 있으니 각별히 신경쓰도록 당부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덧붙였다… “If you lost your number, I’ll kill you!” (–> 이 발언은 다음날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게 됩니다. 기대하시라… ㅎㅎㅎ)

허걱! 시계를 보니, 밥 먹을 시간도 없이 경기에 나가야 할 시간!! 서둘러 나오느라 아침을 부실하게 먹은 김박사와, 어제 저녁부터 굶은 마누라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허기를 느꼈다…

헝그리 정신! (에이치… 유우… 하여튼…) 현정환지 누군지는 라면먹고 뛰고, 김박사는 게토레이 마시며 뛰었더랬다…

김박사네 복식조를 비롯한 4개 조가 이기는 상큼한 출발로 첫 경기를 마무리하고, 선수들은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이 글을 쓰면서 다시금 로마에서의 휴일을 떠올리게 됩니다. 정말 잊지못할,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그러면서도 즐거웠던 추억이었어요…

2002/06/01 07:13:42 에 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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