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 때, 엄마 환갑을 일년 여 앞두고 나름대로 근사한 프로젝트를 기획했었다.
이제 갓 교수가 된 터라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도 못하고, 또 남들과 많이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신 우리 엄마는 비싼 선물에 감동을 받으시는 분이 아니라, 예순 번 째 생신을 어떻게 축하해 드릴 것인가를 며칠 간 고민하던 끝에…
60 갑자를 한 바퀴 돌아온 기념으로 60 개의 작은 선물을 편지와 함께 드리기로 했던 것이다. 달러 샵에서 파는 1달러 짜리 향기나는 초 한 개에 편지 한 통, 월마트에서 파는 원두 커피 한 봉지에 편지 한 통… 그런 식으로 일년 동안 정성껏 모은 선물을 드리려고 기획은 하였으나…
현재 상황…
선물은 달러샵과 월마트, 그리고 학과에서 발행하는 기념 볼펜 등등으로 한 30 여개를 채웠고, 편지는 10통 남짓하게 밖에 쓰질 못했다. 일 년 동안 주말마다 편지 한 통씩 쓰면 되리란 계산이 실행으로 옮기기엔 무리였던가보다.
PDA에 저장된 바로는 올 8월 19일이 음력 칠월 칠석날이라는데… 앞으로 2주도 안되는 시간 동안 밀린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지 싶다.
기쁨주고 사랑받는~
감동주고 예쁨받는~
그런 딸이 되고자 하였으나, 현실의 벽에 부딪혀 이루지 못한 계획…
그러나 이루지 못한 계획앞에서 부끄러워하기 보다는, 요만큼이라도 한 것을 보여드리고, 이 다음 번 칠순 때는 일흔가지 선물을 드리겠노라 큰소리 뻥뻥 치는 것이 우리 엄마를 더 기쁘게 하는 것임을 믿는다…
혹시라도 칠순 프로젝트에 실패하면 팔순, 안되면 백살 생신… 뭐 그렇게 자꾸 미루다보면 그 거창한 선물 받으시려고 오래오래 사실테니 결국은 효도를 하는 셈… 이라고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고도 있다…
ㅎㅎㅎ 엄마,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