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5

낙방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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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3월 아니면 4월 즈음에 미국 대도시를 돌아가며 미국 교육학 연구 학회가 열린다. American Educational Research Association 은 미국에서 가장 큰 교육학 전반에 걸친 학회인데, 작년에는 시카고에서 학회가 열렸었고, 내 박사 논문을 대충 재조립해서 발표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내년 뉴욕에서 열리는 학회에도 프로포절을 제출하느라 지난 여름 내내 일을 했더랬는데, 오늘 난 발표에서 두 프로포절 모두 낙방하는 아픔을 겪게 되었다… 흑흑…

사실, 예전 학생일 때와는 달리, 미국내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을 하려면 남편과 일정 맞추기가 어려워 늘 혼자 비행기를 타고, 혼자 호텔에 머물어야만 하는 일정이 지루하고 따분하기는 했었다.

내가 학생이고 남편이 포닥일 때는 학교에서 지원받는 경비로 (학생 형편으로는) 비싼 호텔에 머물면서, 맛난 거 사먹고, 발표가 끝나면 그 도시를 관광하고… 참 즐거웠었는데…

교수가 된 이후로는 일단 남편과 강의 스케쥴이 전혀 다른데다, 관광을 즐길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타도시의 학회 참석이 그저 해야만 하는 의무로 여겨지지, 즐겁고 신나는 여행이 아니게 되었다.

암튼간에… 혼자 하는 여행이 무산되었으니 몸은 편할 것 같은데, 그래도 연구 업적 쌓을 일도 없어져 버렸으니, 벌써부터 내년도 애뉴얼 리포트에 채워넣어야 할 연구 실적이 염려가 된다.

낙방을 발판삼아, 페이퍼를 다시 잘 손질해서 학술지 여러 곳에 제출해야겠다.

지난 번 시카고 학회는 의사의 지시로 못가고, 내년 봄 뉴욕 학회는 낙방해서 못가고… 이래저래 역마살은 피해다니게 되었다보다… 쩝…

그랴, 집나서면 고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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