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군, 꿈을 이루다: 레드룸 친구들과 트리하우스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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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이 늘 소원하던 것은 레드룸 친구들을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함께 놀이하는 것이었다. 특히 놀이 성향이 비슷한 몇몇
친구들은 자기들끼리 “베스트 프렌드” 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고, 늘 우리집으로 초대하거나, 그 친구들 집으로 놀러가고 싶다고
자주 말하곤 했다.

한국에서 살았더라면 진작에 서로의 집을 오가며 놀 기회를 마련했겠지만, 부모가 시간을 내서 차로 데려가고 데려오고 하지 않으면 친구집에 놀러 한 번 가기가 쉽지 않은 미국에서는 그게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이들이야 노는 게 일이니 상관없지만, 부모입장에서는 주말에 밀린 집안일도 해야 하고, 장을 보거나 다른 일로 바쁜 와중에 아이를
친구집에 데려다주고, 아이가 노는 것이 끝날 때까지 지켜보다가, 다시 집으로 데려오려고 하면 짧게는 반나절, 잘하면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야만 하는 대단히 부담스런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트리하우스 파티에는 제법 많은 친구들이 참석해주었다. 아마도 레드룸에서 일 년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 끈끈한 정이 쌓이기도 했고, 부모들끼리도 자주 마주치면서 친근감을 갖게 되어서인 것 같다.


대에 응해서 오겠다고 답한 사람들을 대략 세어보니 아이들이 열 대여섯 명에 어른도 열 두 명이 넘는 큰 모임이었다.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한꺼번에 놀자면 트리하우스 뿐만 아니라 이것저것 가지고 놀 거리를 많이 준비해두어야 했다. 바운시 하우스도 꺼내서 틀고,
텐트도 쳐주고, 자동차도 꺼내두었다. 작년에 개관한 트리하우스는 올해에 해적선 깃발과 코난군 둘리양의 이름이 적힌 문패를 다는
것으로 업그레이드를 마쳤다. 

나는 아이들이 먹을 핏자와 콘독을 준비하고, 어른들에게 맛보일 한국 음식도 몇 가지
준비를 해두었다. 소렌의 아빠와 제니의 엄마는 예전에 김치를 먹어본 적이 있을 뿐 아니라, 소렌 아빠는 직접 김치를 만들어본 적도
있다고 한다. 김치로 수프를 끓이거나 (김치찌개) 팬케익을 구우면 (김치전) 아주 맛있는 음식이 된다는 것도 알고 있을
정도였다.

어른들은 음식을 먹고 마시며 한가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은 마냥 즐겁게 뛰어놀고… 참 좋은
시간이었다. 더군다나, 친구들을 자기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온갖 장난감을 다 꺼내서 함께 놀고있는 코난군의 얼굴을 보니, 오늘이
자기 생애 최고로 행복한 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계획은 집안에 들어가지 않고 마당에서만
놀이하게 하는 것이었지만, 행복해 보이는 코난군의 모습을 보면서 차마 집안에서 노는 것을 못하게 막을 수가 없었다. 까짓거,
나중에 청소하고 빨래 한 번 더 하면 될 것을, 내가 조금 편하자고 아이의 행복한 순간을 망치면 안된다고 판단했다.


실, 아이들은 어른이 돈과 시간을 들여서 베풀어주는 그 어떤 시혜 보다도, 자기들이 원하는 방식의 배려와 이벤트를 가장 좋아한다.
예전에 누구는 거금을 들여서 아이들을 데리고 비싼 유럽여행을 다녀왔는데, 여행을 즐기거나 부모에게 감사하기는 커녕, 집 가까운
놀이동산에 다녀온 친구들을 그렇게나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얼척이 없었다고 한다.

초대받은 모든 부모들이 입을 모아
좋은 시간과 자리를 마련해주어서 고맙다고 했고, 코난 아범의 트리하우스 건설 솜씨를 칭찬했다. 앞으로도 자주 이렇게 모여서
아이들을 놀게 하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한 두 번 더 친구들을 불러서 놀게 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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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렌의 동생 레이프가 엘리 엄마가 가져온 수박을 먹고 있다. 레이프는 레인보우 라이더스 어린이집 오렌지룸에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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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매 중에 늦둥이로 태어났지만, 둘리양을 볼 때마다 나도 이런 동생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엘리. (그럴 때마다 엘리의 엄마는 화들짝 놀래며 “노우” 라고 말한다 ㅋㅋㅋ)

DSC_8710.jpg 이번에 레드룸에 올라온 엘레노어는 그린룸에 다니는 리암과 이란성 쌍둥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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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과 토이스토리 놀이를 하며 친하게 되어서 “베스트 프렌드” 가 된 소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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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왼쪽부터 소렌의 아빠, 엘리의 엄마, 소렌의엄마, 코난군의 아빠이다. 소렌 아빠는 김치를 비롯한 매운음식을 무척 좋아해서
김치를 직접 담궈본 적이 있다고 한다. 엘리 엄마는 버지니아 공대에서 화학을 가르치고, 소렌 엄마는 식품영약학과 박사과정
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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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앞에서 코난군과 함께 앉아있는 건 크레이그, 자동차를 타고 있는 아이는 크레이그의 형 데이비드이다. 크레이그와 코난군은 내년에 같은 초등학교 에 입학할 예정이고, 데이비드는 그 학교 2학년에 다니고 있다.

DSC_8718.jpg 수박을 먹고 있는 소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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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은 그린룸에 다니고 있는데, 쌍둥이인 엘레노어 덕분에 함께 놀았다.

DSC_8720.jpg코난군과 크레이그가 수박을 먹고 있다. 엘리 아빠가 직접 키운 수박을 엘리 엄마가 잘라서 들고 왔는데, 올해 여름 동안에 사먹은 그 어떤 수박 보다도 달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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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와서 놀았던 달튼의 누나. 그리고 트리하우스 아래에서 지켜보는 사람은 달튼 엄마의 뒷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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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 크레이그, 그리고 달튼, 이렇게 셋은 엘리와 함께 화이트룸 시절부터 어린이집 동기동창생이다. 아직 기지도 못하는 갓난쟁이였던 아이들이 내년이면 학교에 입학을 한다니, 정말 세월이 빠르다.

DSC_8727.jpg엘레노어와 리암과 그들의 엄마. 또다른 엄마는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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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로 레드룸에 입학한 해들리가 바운시 하우스에서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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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들리의 여동생 메이지는 둘리양과 화이트룸 동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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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음식 핏자와 콘독. 과일과 야채를 준비하고, 어른들은 불고기, 잡채, 김치 등의 한국 음식을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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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렌 아빠, 해들리와 엄마가 음식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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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튼과 누나가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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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의 방에서 장난감을 꺼내서 가지고 노느라 무아지경에 빠진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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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서로의 장난감을 탐색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일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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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들어와서 함께 놀았던 녀석들은 코난군과 크레이그, 엘리, 그리고 소렌이었다.

DSC_8748.jpg평소에는 서로 그리 많이 친하지 않아보이던 크레이그 였지만, 이 날 함께 놀면서 많이 친해지고, 또 내년에 같은 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니 앞으로 오래도록 좋은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2년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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