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인 토요일은 내린 눈이 많이 치워져서 오랜만에 외출을 했다. 며칠간 집안에만 갇혀있다가 바깥 바람도 쐬고, 텅텅 빈 냉장고를 채울 장도 보고, 외식도 했더니 배가 불러서 케익은 사지 않고 그냥 돌아왔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에 아이들 아침 식사로 팬케익을 굽다가 떠오른 아이디어로 색다른 생일 케익을 만들어 보았다.
우선은 팬케익 가루와 물을 섞어서 반죽을 하는데, 보통의 팬케익 반죽보다 두 배 정도 묽게 반죽을 한다.
그 다음에는 후라이팬에 버터를 살짝 문질러주는 정도로 바르고 얇게 – 거의 밀전병 수준의 두께로 – 팬케익을 부친다.
여러 장을 연달아 부치는데…
자꾸 하다보니 또다른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코코아 가루를 넣고 갈색 팬케익도 부쳤다.
크레페 수준의 얇은 팬케익을 다 부친 다음에는 냉장고에 넣어서 잠시 식히고, 그 동안에 휘핑크림과 냉동 베리를 꺼내서 녹였다.
휘핑크림 (생크림을 거품기로 돌리면 휘핑크림이 되는데, 걸쭉한 우유같은 생크림이 거품기로 휘저으면 케익에 바르기 좋은 상태로 변한다. 아예 휘핑크림 형태로 만들어 파는 것을 구입했다.) 에 단 맛을 더하기 위해 슈가 파우더를 넣고 섞었는데, 그렇게 하니 생크림이 보다 더 걸쭉해져서 케익에서 흘러내리지 않아서 더 좋았다.
그리고 접시에 케익 받침으로 깔기 위해서 유산지를 접어 오렸다.
이제 냉장고에서 식은 팬케익을 꺼내서 한 겹씩 놓고 크림을 바르는 일만 남았다.
크림 바르고…
다음에는 초코렛 케익을 올리고…
또 크림을 바르고…
또 케익을 올리고, 크림을 바르고, 케익 한 장, 크림 한 판, 그렇게 번갈아 쌓으니 제법 큰 싸이즈의 케익이 되었다.
맨 윗층에는 냉동 베리를 얹고, 남은 크림은 비닐주머니에 넣고 귀퉁이를 잘라서 일회용 짜주머닐르 만들서 장식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 마무리로 슈가파우더를 뿌렸더니 마치 눈이 내린 것 같아보였다.
비주얼이 훌륭했던지, 코난군이 와서 감탄을 한다.
내 나이는 이제 초를 갯수대로 꽂기에는 너무 많고 복잡해서, 우리 가족의 숫자만큼 촛불을 켰다.
쑥스러운지, 입을 가리고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있는 코난군
촛불을 끌 때는 누구보다도 용감하고 재빨랐다.
(나는 아침 나절 내내 케익을 만드느라 사진에 찍힐 몰골이 안되는데도 코난아범이 굳이 사진을 찍어주었다.)
케익을 잘라보니 흰색과 갈색의 층층이 더욱 맛있게 보인다.
하지만 아이들은 손가락으로 생크림을 찍어먹기에 여념이 없었다… ㅎㅎㅎ
아고 맛있다~
내게 가장 좋은 생일선물은 바로 이 녀석들…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런 아이들이 있으니 좋지아니한가!
엄마가 케익을 만드는 동안 둘리양이 의자를 가져다놓고 강아지 인형을 앉혀주며 놀고 있었다.
2014년 2월 16일
학과 동료 교수로부터 받은 온라인 생일축하 카드:
http://www.jacquielawson.com/viewcard.asp?code=4671614887577&source=jl999&utm_medium=internal_email&utm_source=pickup&utm_campaign=receivercont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