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6장: 자유의 여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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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버스 투어 상품 중에서 자유의 여신상까지 배를 타고 돌아보는 것이 포함된 것을 골랐는데, 온라인으로 투어요금을 지불하고 집에서 출력해온 영수증을 들고 오니 빅버스 정거장에 서있던 직원이 버스를 탈 때마다 보여줄 티켓과 자유의 여신상 페리 티켓으로 바꿔주었다. 스탠튼 아일랜드 페리, 빅버스 투어 정거장, 자유의 여신상 페리가 모두 한 곳에 모여있으니 길을 묻거나 많이 걷지 않아서 좋았다.

스탠튼 아일랜드 무료페리와는 달리, 자유의 여신상 페리를 타기 위해서는 공항 검색대와 같은 수준의 보안검색을 받은 다음에야 승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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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탄에서 출발한 배가 20분 남짓 달렸을까?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리버티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배에 내려서 여신상이 있는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표를 보여주면 시설에 대한 안내를 들려주는 기기를 받을 수 있는데, 개별적으로 이곳의 입장권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원하지 않으면 오디오 투어를 사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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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 리모컨처럼 생긴 오디오투어 기기는 채널에 따라 여러가지 언어로 녹음된 안내가 나오는데, 한 번 사용한 것은 깨끗하게 소독해서 다음 사람이 쓸 수 있도록 준비해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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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은 학교에서 자유의 여신상에 대해서 배워서 아는 것이 이미 많았다. 프랑스에서 미국의 독립을 축하하며 우정의 표시로 선물한 것인데, 동으로 만들어서 처음에는 갈색이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부식되어서 푸른색을 띄게 되었다거나, 그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여신의 발가락이 사람 키보다 크다든지, 오른손과 왼손에 들고 있는 물건이라든지 하는 것을 다 기억하고 있었다. 역시 아이들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잘 기억하는 능력이 어른보다 탁월한가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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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은 여신상 내부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이 올라가보고 싶어했지만, 그러려면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을 해야만 하고, 우리 부부는 일부러 그 예약을 하지 않았다. 공연히 돈만 비싸고, 정작 자유의 여신상은 바깥에서 봐야 가장 잘 보인다는 남편의 의견이 있었고, 나도 거기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특히 둘리양처럼 어린 아이는 어차피 가장 높은 횃불까지는 올라갈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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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내리면 여신상의 등쪽 방향에서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빙 돌아가며 동상을 볼 수 있는데, 여신의 얼굴이 정면으로 보이는 곳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줄지어서 기념사진을 찍느라 붐빈다. 거기에서 약간만 더 걸어가면 이렇게 여신의 옆모습을 볼 수 있는데, 사진찍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여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이렇게 특이한 각도에서 찍은 사진이야말로 내가 여기에 직접 갔었다는 자료가 되니 의미가 더 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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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상이 워낙 크다보니 그걸 세워둘 자리를 마련하는 것만도 대공사였으리라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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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리 큰 선물을 줘가지고 대공사를 하게 만든담? 하면서 원망하는 사람도 있지 않았을까 상상해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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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모든 관광지가 그러하듯 마무리는 기념품 가게에 들르도록 동선이 마련되어 있는데, 여기서도 봉제인형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코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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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다음에 시간이 허락하면 집에 있는 인형에다 의상과 소품만 만들어 붙여서 비슷하게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사진을 찍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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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엘리스 아일랜드를 거쳐서 다시 맨하탄으로 돌아가는 배를 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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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서느라 피곤했던지 둘리양이 깊은 잠이 들었고, 또 맨하탄 관광을 하려면 시간과 체력을 아껴야겠기에 배가 엘리스 아일랜드에 섰을 때는 내리지 않고 바로 맨하탄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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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의 창밖으로 보이는 엘리스 아일랜드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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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맨하탄으로 돌아와서 빅버스를 타러 가려고 하는데 이렇게 분장한 사람이 서있었고 코난군이 함께 사진을 찍겠다고 했다. 딱 봐도 관광객의 주머니를 노리는 장삿꾼이라 가까이 가지 않고 멀찍이서 사진을 찍어주려 했지만 이미 코난군은 저 사람 가까이로 걸어갔고, 저 사람은 전광석화와 같이 들고 있던 관을 씌워주고 성조기를 둘러주고 횃불을 들려주었다. 사진을 찍고나니 5달러를 달란다 ㅎㅎㅎ 그래도 공들여 분장하고 소품까지 준비한 성의가 마음에 들어서 5달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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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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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겔맘

홈페이지 이사하셨나봐요…  간만에 82 갔다가 놀러왔어요^^ 요즘 육아에 찌들려서 컴도 제대로 못하네요…  즐거운 여행기 읽어보고 갈께요

소년공원

독일에 계신 이겔맘 님 오랜만이예요!

제 블로그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여기랍니다.

얼른 여행기를 마무리지어야 하는데 마음만 급하고 조용히 글을 쓸 시간 내기가 어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