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0

그냥 일기 10-22-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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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와 기온으로 저장된 장기기억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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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잠시 한가로운가 싶더니, 결국은 다시 바빠졌다.

내 속을 썪였던 학생 한 명의 문제는 그럭저럭 마무리가 되었지만, 이번에는 또다른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느라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는 중이다. 여학생들만 스무나믄 명이 모여서 거의 매일 함께 수업을 듣고 하다보니 성격이 다른 학생들이 잘 화합하지 못하고 갈등을 빚는데, 그게 도를 넘어서 수업에 방해가 될 정도라, 상담심리를 전공한 교수와 만나서 협의를 하고, 우리 전공 교수가 모두 함께 의논해서 학생들과 함께 몇 차례 담화를 가질 계획이다.

 

그런 와중에 다음 학기 수강신청을 위해 서른 명에 가까운 내 지도 학생들을 일일이 면담해야 하고, 또 예순 명 가까운 동료들의 지도 학생들의 집단 면담에도 참석해야 한다.

새학기 준비를 위한 강사 섭외라든지 교과서 선정 같은 일도 해야 하고…

 

그런 일들을 처리하느라 바쁜 걸음으로 학교 캠퍼스를 가로질러 걸어가고 있었다.

가을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고, 거기에 파워워킹으로 걸어가자니 등에 땀이 살짝 날 정도였다.

학교 식당 건물 앞을 지나가노라니, 오늘의 메뉴 중에 하나가 튀김요리인지, 기름에 무언가를 튀기는 음식 냄새가 강하지 않고 은은하게 흘러나왔다.

 

따뜻하고 눈부신 햇볕 아래에서 슬그머니 느껴지는 튀김냄새…

그 순간, 지금으로부터 35년 전 쯤 나의 한가로운 오후 시간이 떠올랐다.

딱 이렇게 따뜻하고 맑은 어느 날 오후에…

아마도 싸구려 핫도그를 튀겨 팔고, 어린이를 유혹하는 온갖 불량식품을 자잘한 문구류와 함께 팔던 국민학교 앞 문방구…

나는 그 앞에서 뽑기에 심취해 있었거나, 아니면 친구들과 공기놀이 같은 걸 하며 놀았던 것 같다.

 

한가롭다 못해 단조롭기까지 했던 그 맑은 날의 오후…

 

정확하게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그냥 막연하게 행복했던 느낌이 떠올라서 좋았다.

 

이번 주와 다음주 까지도 일주일에 몇 번씩 아이들 보살피기 당번이 된 남편과, 손주 스쿨버스 전담 돌보미가 되신 아버지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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