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양이 열이 나서 어린이집을 못가는 날에는 나와 함께 출근해서 내 연구실에서 하루종일 색칠공부를 하거나 아이패드로 어린이 만화영화를 보며 버텼다.
그래도 이제 많이 자라서 엄마를 많이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잘 놀기 때문에 데리고 일을 하기가 수월해졌다.
금요일에는 무려 세 개나 되는 회의를 나와 함께 들어갔는데, 색칠공부며 간식이며 필요한 것을 잘챙겨들어갔더니 조용히 놀면서 엄마가 회의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 전공 교수들과 오붓하게 하는 회의에서는 섀련과 케티의 초상화를 그려서 선물해주고 칭찬을 받기도 했다. 다소 몸집이 큰 케티를 작대기 사람 모양으로 그려주니 "어머 내가 이렇게 날씬해보이다니!" 하며 기뻐했다.
아침에 아이를 데리고 급하게 나오면서 점심식사 준비로 밥 한 공기만 담아왔다.
그리고 둘리양이 좋아하는 "국물 앤 밥"을 만들어 먹였다.
아마존 닷 컴에서 배달시켜 먹는 인스탄트 미소국인데, 다른 상표 보다도 이 국이 짜지 않고 건더기가 풍부해서 맛이 좋다.
라면스프처럼 가루와 건더기가 건조된 상태로 일회용 포장으로 들어있는데 그릇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1분만 기다리면 훌륭한 국이 된다.
뜨끈한 미소국에 집에서 싸온 식은밥을 말면 둘리양이 먹기에 딱 좋을만큼 따뜻한 온도가 된다.
내 컴퓨터로 이메일을 확인하면서 아이패드를 보고 있는 둘리양에게 밥을 먹일수도 있으니 내 직장은 참 훌륭하다 🙂
래드포드 새 어린이집 오픈하우스 행사에 보드 멤버로 초대받아 갔던 날은 학교 식당에서 둘리양과 둘이 밥을 먹었다.
뷔페식이라서 둘리양이 먹고싶고 마시고싶은 것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녀석도 취향이라는 게 있어서 🙂
음료수는 사과쥬스를 고르고, 여러 가지 과일과 페퍼로니 핏자를 담아와서 잘 먹었다.
후식으로 쿠키와 아이스크림까지 먹을 수 있고, 이 모든 것이 교수용 식권을 사용하면 불과 2-3달러 밖에 안하는 값이다 (어른인 나는 그 두 배를 낸다).
꽃다발과 카드가 고마웠다는 답장 카드가 앞집으로부터 날아왔다.
맛있어보이는 홈메이드 빵도 한 봉지 함께 왔는데, 둘리양과 데이트를 하고 돌아오니 빵은 이미 바람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
식성 까다로운 두 남자가 금새 먹어치운 걸 보니, 그리고 도리스의 음식솜씨를 생각해보면, 무척 맛있었던가보다.
2016년 1월 30일의 내 모습
한 달에 1파운드씩 줄이기로 작정했다.
그 보다 더 극적인 효과를 단시일에 얻을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디즈니 크루즈는 아무리 빨라도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나 갈 수 있을테니 – 그마저도 아직은 확실치 않지만 – 천천히 살을 빼서 날씬한 몸 상태가 고착화 되도록 하려고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몸에 근육이 많아야 각종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고 노화도 더디게 진행된다고 한다. 그래서 장기적인 목표로는 앞으로 노년기에 이를 때까지 계속해서 군살이 없는 몸을 유지하려고 한다.
단기 목표는, 디즈니 크루즈에 가서 수영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도 보기에 나쁘지 않은 상태가 되는것, 그리고 4박 5일동안 크루즈 음식을 아무 걱정없이 마음껏 먹는 것이다.
남이 차려주는 음식, 게다가 다 먹은 후에 뒷설거지 안해도 되는 음식이란, 그 맛의 여부와 상관없이 아줌마들에게는 그냥 천상의 음식일게다 🙂
2016년 1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