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으로 이주일 동안 집을 비우게 되니 냉장고 속을 정리해야 한다.
예전에 살사를 만들어 먹으려고 사두었다가 기회가 없어서 묵히고 있던 레몬과 라임을 꺼냈다.
레몬 껍질을 곱게 갈아 만드는 레몬 제스트로는 마들렌을 구울 때 향을 보탤 수 있으니 강판에 갈아서 얼려두기로 했다.
껍질이 다 갈려서 너덜너덜해진 레몬과
라임은 얇게 썰어서 설탕에 재워두었다.
이렇게 두면 냉장고에 오래 두어도 상하지 않을 것 같다.
뜨거운 물에 한 쪽 넣으면 레몬티 라임티가 되고 찬물에 넣어 마셔도 좋을 것 같다.
적포도 청포도 살구는 잼을 만들기로 했다.
인스턴트 팟으로 잼 만드는 법을 검색해보니 다들 콩코드 품종, 즉 한국 포도처럼 껍질이 얇은 것을 사용하지, 청포도나 씨 없는 적포도는 사용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껍질이 두꺼우니 잼으로 만들기가 쉽지 않아서이리라 짐작한다.
그래도 어쨌든 설탕과 과일을 넣어놓고 슬로우 쿡 메뉴로 네 시간을 맞추어 두었다.
다음날 아침에 뚜껑을 열어보니 짐작했던 대로 껍질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포도알과 살구…
체로 내려보다가, 핸드블렌더로 갈아보니 쉽게 잘 갈렸다.
물은 조금도 넣지 않고 과일에서 나온 수분만으로도 너무 묽은 듯 해서 설탕을 더 넣고 소테이 메뉴로 10분간 더 졸였다.
유리병에 담아놓으니 식으면서 점도가 높아져서 잼의 형태가 되어가고 있다.
다음에 남편과 아이들 도시락에 피넛버터와 함께 발라서 샌드위치를 만들어주면 아주 좋겠다.
코난군이 좋아해서 늘 사다놓고 먹는 베이컨은 오늘 아침에 이만큼 굽고, 내일 아침에 한 번 더 먹으면 깨끗하게 먹어 치울 수 있겠다.
지금 현재 냉장고에 남아있는 야채 재고 현황이다.
감자는 내일 아침에 볶아서 베이컨과 함께 먹이면 되겠고, 양상추는 샐러드로 만들어서 먹고, 부추와 할라피뇨는 함께 볶아서 먹으면 한 끼에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보카도와 베이비 당근은 아무래도 김치냉장고에 넣어두어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이 무척 잘 먹어서 남편도 사고 나도 사와서 이렇게나 많이 남은 체리…
오늘과 내일 부지런히 먹고 남은 것은 비행기 타고 가면서 먹어야겠다 🙂
2018년 6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