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그레이 이야기를 연재하려니 방대한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것이 피곤하기도 하고, 또 아이들 소식 업데이트가 밀려 있기도 해서 오늘은 가벼운 소식 글을 쓴다.
2주 전에 코난군은 태권도 검은띠 2단 심사를 받았다.
루퍼트 사범님이 운영하는 필승 태권도장은 내가 기억하기로 6-7년 가까이 되는 역사가 있다보니수련생 중에 제법 많은 숫자가 검은띠 유단자이다.
이번 심사에서도 열 명 남짓한 검은띠 수련생들이 승단 심사를 받았다.
흰 도복을 입히면 그렇게도 잘 어울리는 우리 코난군 🙂
코난군의 왼 쪽에 서있는 수련생은 민혁이라고 하는 중학생이다.
한창 자라는 시기라 그런지 도복 바지가 너무 짧아보인다.
하지만 태권도 실력은 코난군 못지 않게 높다.
백인이나 중국인 아이들 보다 한국인 아이들이 어쩐지 품새의 자세가 뛰어나고 움직임에 절도가 있는 것 같다.
품새 중에서 랜덤으로 몇 가지를 골라서 시범을 보이고, 대련도 하고, 송판을 격파하는 것도 심사의 항목이었는데 동영상으로만 찍어두어서, 이 다음에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리려고 한다.
이번 심사를 무사히 마치면 2단이 되는데, 그러면 이제 태권도는 그만두는 것이 어떠냐고 물어보니 코난군이 대답하기를 네버에버 절대로 태권도 수련을 그만두지 않겠다고 한다.
2단에서 3단으로 올라가려면 2년 이상 수련해야 하고, 3단에서 4단으로 가려면 3년 이상 수련해야 하는데, 그렇게 계산을 해보면 코난군이 만 16세 – 아마도 고등학교 2-3학년 무렵 – 가 되면 4단이 되어서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는 사범의 자격이 된다고 한다.
그 때 까지는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태권도를 수련하겠다고 하는 코난군.
이제 중학교에 가면 공부도 숙제도 더 많이 해야 해서 시간이 부족할텐데, 태권도를 포기하기 싫으면 다른 것을 그만두는 것이 어떨까? 하고 속내를 떠보았다.
내 짐작으로 매일 연습하라고 잔소리를 듣는 바이올린 레슨을 그만두겠다고 하려나?
아니면 아빠한테서 강훈련을 받고 있는 테니스를 그만하겠다고 하려나?
했지만, 코난군은 지금 배우고 있는 그 어떤 것도 그만두지 않겠다고 한다.
로봇을 프로그램 하는 코딩도 계속 배울 것이며, 실내 축구도 할 거라고 한다.
세상은 넓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코난군이다.
심사 결과를 열심히 리뷰하고 있는 심사단…
이미 모두가 심사에 합격할 것을 기대하고 벨트를 미리 주문해 두었다.
코난군의 이름은 한글로 수를 놓고 2단을 의미하는 줄 두 개를 둘러서 준비되어 있었다.
심사 결과를 기다리며 앉아있는 뒷모습이 듬직하고 의젓하다.
땀흘려 노력하고 익히는 즐거움을 알아가는 코난군이 대견하다.
2018년 12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