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집을 완전히 시작부터 내가 모든 선택을 하면서 짓는다고 가정하면 결정하고 선택해야 할 것들이 백만가지도 더 될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는 건설회사에서 정한 선택지 중에서 고르는 상황이라서 정신건강을 유지하는데에큰 도움이 된다 🙂
예를 들면, 같은 에글스톤 모델의 집이라도 외관을 다르게 할 수 있는데, 입면도 (건축용어로는 elevation 이라고 함) 옵션은 A, B, C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창문의 갯수나 출입문의 크기, 창문옆 장식의 유무를 내가 직접 정해야 한다면 수십가지 조합 중에서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멘붕상태에 빠지고 말 것이다.
그러나 세 가지 중에 하나를 고르는 일은 무척 쉽다.
위의 사진은 옵션 B, A, B 사진이고, 우리가 선택한 C는 나와있지 않다.
우리는 가장 기본 형태인 A를 고르고 싶었으나 (기본형이라서 추가로 돈을 더 내지 않아도 된다), 우리집과 이웃한 에글스톤 모델 집들이 이미 이 옵션을 골라서 지었기 때문에, 단지 전체의 미관상우리는 반드시 다른 옵션을 골라야 한다고 했다.
옵션 C는 옵션 A와 B의 절충형으로 생겼고 비용도 B 보다는 적게 든다.
(옵션 B는 석재를 이용해서 장식했기 때문에 가장 비싸다.)
이런 식으로 집안팎의 모든 옵션을 결정하는 디자인 센터 미팅을 2주 전에 마쳤고, 그 미팅에서 세부적으로 조율했던 사항도 다 건축회사의 승인을 받아서 이제는 집이 다 지어지기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공사를 시작하기 직전에 한 번 더 미팅이 있는데, 그 미팅에서는 최종적으로 도면을 집주인과 확인하는 수준이지, 새로운 것을 결정하는 일은 없다.
집이 다 완성되면 이사를 들어가기 전에 집안 벽을 색다르게 칠하고 싶은데, 적합한 페인트를 고르는 일이 쉽지 않다.
이렇게 많은 색상 중에서 어떤 색이 내 방에, 혹은 거실 벽에 어울릴지를 생각해야 한다.
다행히도 페인트 회사에서 가상으로 벽을 칠해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몇 가지를 골라서 시험해 보았다.
건설회사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사진을 빌려와서 페인트 회사 홈페이지에 있는 가상 페인트칠 프로그램에 올려놓고, 원하는 페인트 색을 골라서 칠해보는 것이다.
핑크색을 좋아하는 둘리양이 직접 고른 색인데, 핑크색이라도 두 가지 색상이 확연히 다른 느낌을 준다.
코난군의 방은 파란 계통의 색 하나와 아이보리색 종류를 골라보았는데…
아무래도 자연광 아래에서 직접 보는 것이 아니라서 실제로 어떤 느낌이 들지는 알기 어렵다.
부엌의 페인트는 심지어 싱크대장 까지도 비슷한 색의 사진이 없어서 프로그램으로 이렇게 칠해서 비교해야 했다.
아무래도 가상의 세계에서 페인트 색을 고르는 것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직접 페인트 견본을 들고 완성된 집으로 가서 고르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드는 색을 고를 수 있겠다.
한 가지 생각해볼 수 있는 꼼수는…
지금 사는 집을 추수감사절 방학 동안에 새로 칠할 예정인데 – 집을 팔 때 깔끔한 느낌을 주어서 좋은 값을 받으려고 – 그 때 각 방마다 이사갈 새 집에서 칠해보고 싶은 색의 페인트를 구입해서 시험삼아 칠해보는 것이다.
마음에 들면 똑같은 색의 페인트를 더 구입해서 새 집에도 같은 색으로 칠하면 된다 🙂
그런데 남편이 말하기를, 그렇게 하려면 짐을 이리저리 옮기면서 칠하는 일이 더욱 번거로워지고, 페인트 값도 많이 든다며 반대를 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뭐…
2019년 10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