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학기가 시작하고 이제 7주일이 지났나보다.
그동안 우리 부부는 일하면서 영민이를 키우느라 그 누구보다도 부지런히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한다.
내 스케쥴은 화요일과 목요일 각각 세 과목의 강의가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있고 금요일은 늘 그렇듯이 각종 회의로 잡혀있다.
남편은 월수금 이른 아침 강의가 있고, 월수요일엔 오후 강의와 늦은 저녁 로아녹 강의도 있다.
그래서 월수요일은 내가, 화목요일은 남편이 하루종일 혼자서 영민이를 돌보고, 금요일은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남편이 강의를 하는 오전 시간엔 내가 집에서 영민이를 보고, 남편이 돌아오면 나는 회의 참석 때문에 부랴부랴 출근을 하곤 한다.
집에서 영민이를 보면서 학교일을 한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효율적이지 못해서, 출근을 하는 날이면 밀린 일을 처리하느라 밥도 못먹을 정도로 바쁘다.
아침부터 밤 10시가 넘는 시간까지 일을 하다보면 화장실 다녀올 시간도 아깝고, 어쩌다 잠시 짬이 나면 불어난 젖을 짜는 게 내 밥을 먹는 것보다 우선해야 할 일이다 보니, 점심겸 저녁 식사는 늘 한밤중이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월요일과 수요일이 그다지 한가하거나 여유로운 것도 아니다. 영민이를 먹이고 갈아주고 씻기고 하는 틈틈이 다음날 강의 준비를 해야 하고, 이메일로 각종 업무 처리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고도 짬이 나면 다음날 남편이 영민이를 보면서 혼자 차려먹을 수 있도록 반찬 준비를 하기도 하고, 영민이를 업은 채 밀대 걸레로 마룻바닥을 청소하기도 한다.
남편 역시 혼자 아이를 보는 날이면 강의 준비와 더불어 틈틈이 세탁기를 돌리거나 쓰레기를 비우거나, 젖병을 소독하는 등, 그렇게 단 한 시간도 허투루 낭비하지 않는다.
이렇게 바쁘게 살다보니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고, 이 다음에 영민이가 데이케어에 다니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지내다보니 아이의 습성이나 기호 등을 일찌기 파악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누구의 도움없이도 우리끼리 잘 살고 있다는 자부심도 느낄 수 있고, 우리 세 식구의 유대감도 더 끈끈해지는 것 같다.
힘든 점이라면, 아무래도 몸이 많이 피곤하다는 것일 게다. 모유수유 때문에 밤에 자다 깨는 건 이제 적응이 되어서 별로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지만, 점점 무거워지는 영민이를 안고 아래위층을 오르내리다보면 팔 다리 허리가 아프고, 학교일과 전업주부 노릇을 한꺼번에 다 하느라 기운이 힘에 부치기도 한다.
이제 4월이 되고 따뜻한 봄날이 오면 영민이는 데이케어에 다닐 것이고, 남편과 나는 주어진 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업무를 다 마치고 영민이와 함께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봄볕 좋은 주말에는 유모차를 끌고 산책도 나가고, 마당 잔디밭에서 사진도 찍어줄 것이다.
힘들지만 한 달만 더 참자!
(아이고 허리야… 🙂
영민이 데이케어 업데이트:
예전에 썼던 글을 보니 3월 3일부터 다닌다고 했는데, 그게 데이케어 사정상 3월 31일부터라야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3월 31일은 월요일이라 영민 아빠가 아침 일찍 출근을 하기때문에 영민이의 첫 등교를 볼 수가 없고, 또 데이케어 시작 첫 주를 월요일부터 시작하면 영민이가 힘들어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화요일인 4월 1일부터 보내기로 했다.
4월 1일 아침
엄마 아빠와 함께 첫 등교를 할 영민이…
많이 바쁘죠? 가족의 팀웍 멋지게 만들어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영민이 보러 한번 들를께요. 많이 컸겠다.^^
휴~ 정말 대단들 하시네요.. 존경스럽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