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도서관에서 일하는 베다니는 나와 함께 래드포드 어린이집 설립위원회 일을 하고 있고, 그녀의 남편은 초등학교 교사직을 일찌감치 퇴직하고 시골 마을에서 작은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의 농장에서 암탉이 낳은 계란을 아는 사람들에게 판매하고 있는데 – 사실 아직 대금을 지불하지도 않았고 금액을 책정하지도 않은 상태라 판매라고 하기에도 뭣하다. 계란을 잘 얻어먹고, 나중에 닭모이 값을 좀 보태는 수준의 원시 시장경제 체재를 고집할 모양이다 – 우리집은 매주 한 다스 씩 가져다가 먹고 있다.
베다니의 오피스 냉장고 안에는 이렇게 계란을 받아갈 사람의 이름이 적힌 계란상자가 들어있다. 먹성좋은 가족은 (유도를 하는 남편과, 벌써부터 어른 덩치가 된 딸래미가 있는 아기다 교수네는 일주일에 두 다스씩 가져다 먹는다고 한다.
농장에서 풀어놓고 키우는 닭이 낳은 알이라 크기와 색깔과 모양이 제각각이지만 참 싱싱해 보인다.
매우 단단한 껍질을 깨어보니 흰자와 노른자가 아주 탱글탱글하다. 노른자는 거의 탁구공 모양으로 동그랗게 살아있다.
계란 껍질을 컵처럼 들고 남은 흰자를 마시고 있는 둘리양. 사실, 어른들은 아무거나 먹어도 괜찮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좋은 음식을 먹이게 되면 엄마로서 마음이 무척 흐뭇하다.
계란을 받아온 다음날은 마침 주말이라 시간도 넉넉해서 프렌치 토스트를 아침 식사로 만들었다. 계란에 우유와 설탕 소금 후추를 조금씩 넣고 풀었는데, 계란이 하도 싱싱해서 아무리 저어도 이렇게 덩어리가 남아있었다.
보통때는 식빵 한 장을 통째 굽거나 반쪽으로 잘라서 쓰지만, 오늘 요리의 주인공인 싱싱한 계란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먹이려고 어른것은 4분의 1로 자르고, 아이들 것은 6분의 1 크기로 잘라서 계란옷을 입혔다.
후라이팬에 버터를 넉넉하게 두르고 계란 묻힌 식빵을 굽는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계란에 빵을 너무 오래 담궈두면 빵이 죽처럼 되어버리니까, 후라이팬을 미리 달구어놓고 식빵을 계란에 넣어야 한다. 또한, 한 번에 구울 분량만큼만 계란에 담궜다가 얼른 건져서 구워야 한다.
빵을 뒤집어서 양쪽이 노릇하게 익으면 완성되는 프렌치 토스트.
아, 나 아직 잠이 덜깨서 사진찍을 기분이 아니라구요!
아 글씨, 사진 찍을 기분 아니라니까요…
그래도 토스트는 맛있구만…
2014년 5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