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웃집 술라그나가 지난 번 얻어먹은 만두에 대한 답례로 동네 유명 베이커리에서 맛있는 케익을 사다주었다. 술라그나는 지난 번에 내 글에서 소개한 적있는 인도인 가족인데, 내가 만든 음식은 언제나 과할 정도로 감탄하며 맛있게 먹어주는 예의바른 이웃이다 🙂
그런데 프랑스에서 주방장을 데려와서 음식을 만드는 베이커리라 동네에서 고급지고 유명하기로 소문난 곳에서 사온 케익을 종류별로 맛보신 아버지께서, 몇 년 전에 내가 집에서 구워드렸던 그 쿠키가 훨씬 더 맛있었다고 하셨다.
내가 직접 만든 쿠키…
말이 좋아 홈메이드 수제 쿠키이지, 별로 고급스런 재료를 사용한 것도 아니고, 별다른 기술이나 조리법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오늘은 코난군 친구가 놀러오기도 했고, 아버지의 칭찬도 생각나서 오랜만에 집에서 쿠키를 구웠다.
재료라고는 중력분 밀가루, 가당연유, 무염버터, 그리고 그 밖에는 찬장에 있는 그 무엇이라도 괜찮다. 오늘은 초코칩과 코코아 가루와 호두가 당첨되었다.
연유 한 캔은 대충 반으로 나누어 담고 버터 4분의 1컵 (스틱 반 개)씩 넣어서 버터가 잘 녹으라고 전자렌지에 30초 데웠다.
연유에 설탕이 무척 많이 들어가 있고, 연유 자체가 우유로 만든 것이니, 다른 재료는 더 넣을 필요없이, 밀가루만 넣고 반죽을 한다.
반죽 하나는 코코아 가루와 호두를 첨가하고
다른 하나는 초코칩을 넣었다.
한가지 실수는, 버터를 녹이느라 연유를 데웠더니 반죽이 아직도 따뜻해서 초코칩이 녹아버린 것이었다. 초코칩 쿠키가 아니라 마블링 쿠키가 되어버렸다.
반죽은 숟가락으로 떠서 놓을 정도의 점도이면 되고, 약간의 간격을 띄우며 숟가락으로 떠서 놓으면 된다.
화씨 375도에서 17분간 굽는다.
랙으로 옮겨서 쿠키에 습기가 차지 않고 잘 식도록 한다.
아이들도, 아버지도, 맛있게 먹었던 쿠키.
2015년 10월 17일
저도 전에 한 번 본의 아니게 마블링 쿠키를 만든 적이 있어요 ㅋ 오늘 저는 갑자기 롤케잌이 먹고 싶어서 오랜만에 오븐을 돌렸네요. 냉동딸기를 넣은 게 좀 에러였던 것 같긴 하지만 오랜만에 먹어서인지, 먹고 싶던 걸 만들어 먹어서인지 맛이 괜찮더라구요 ^^;;
제 댓글에 답글 쓰신 것 잘 읽었어요. 그러고보니 그 때가 바로 그때였군요…저희 애가 12년 12월 생인데, 출산하고서 아이 다리 문제도 그렇지만 대선결과 때문에 이중으로 충격을 받았던 게 생각나네요.. 베이비트리 초심자(?!)가 아니실까 했는데 제 글을 읽으신다니 베이비트리 애독자이신가봐요. 저도 개인 블로그가 있는데, 서로 블로그 통해서 얘기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케이티 님 블로그는 어디인가요?
계속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제가 16년 전에 미국 처음 나왔을 때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맨땅에 헤딩이지만 밝고 힘찬 모습이 비슷한 것 같아서요 🙂
위에 덧글 쓰면서 입력해둔 것 같은데, 혹시 모르니 여기 다시 쓸게요. http://alyson.egloos.com 이에요 ^^ 미국 오기 전부터 쓰던 블로그인데, 베이비트리에는 좀 더 공적인 글을 쓰려고 하고 있어서 그 전부터 써 오던 개인적인 근황이나 생각, 육아일지 같은 걸 개인 블로그에 계속 쓰고 있어요. 블로그 오래 하면서 글 꾸준히 쓰시는 분들 만나기 쉽지 않은데, 소년공원 님은 더군다나 미국에 유학 오셨다가 정착하신 경우이신 것 같아 뭔가 더 통하는 게 있을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