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싱턴 나들이와 둘리양 크리스마스 선물 아이디어
81번 고속도로에서 로아녹 북쪽으로 30분 정도만 더 가면 렉싱턴 이라는 도시와 버지니아 군사대학교 라는 학교가 있다. 동료교수 섀련이 한 번 놀러가보니 좋더라며 군인이 되고픈 코난군에게 좋은 견학이 될거라고 권해주었는데, 이번 주말에 한국에서 오신, 역시 군인생활과 관련이 좀 있으신 아버지와 온가족이 다함께 나들이삼아 다녀왔다.
뉴욕 웨스트 포인트에 있는 미국 국립육군사관학교에 비하면 시시한 주립대학교에 불과하지만, 남북전쟁 시대에 생겨나서 지금까지 역사를 자랑하며, 나름대로 엄격한 훈련을 해서 시민군인을 양성하는 학교라고 한다.
구름이 낮게 깔린 분위기있는 가을 날씨에 멋진 군인학교 캠퍼스 구경은 뛰어놀기 좋았던 아이들에게도, 산책삼아 걸으니 좋았던 어른들에게도 좋은 시간이었다.
학교 박물관과 캠퍼스 구경을 마치고 렉싱턴 다운타운에 있는 중국음식 뷔페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음식의 종류가 화려하거나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가느다란 쌀국수 볶음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예전에 조지아에서 대학원을 다닐 때 자주 가던 중국음식점에서 즐겨 먹던 이 국수를 실로 오랜만에 다시 맛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 좋았다.
볶은 쌀국수에는 매운 기름 소스를 듬뿍 얹어서 먹어야 제맛이다.
음식점 이름이 한자로는 통자원 이라고 쓰고 영어로는 통 왕조라고 썼는데, 일본에도 중국에도 통씨 왕조가 있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음식점 주인장이 통씨가 아닌가 짐작할 뿐… 그런데 다이너스티 라는 말은 왕가의 가문을 뜻하지, 일반적인 김씨가문 박씨가문 같은 경우에는 쓰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암튼, 여느 중국집 메뉴에다 김밥 한 가지가 더 있다는 것을 근거로 자칭 중국와 일본 음식점이라고 써있었다.
게다가 김밥은 왜 디저트 메뉴와 같은 곳에 두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
식사후 소화도 좀 시킬겸 – 그래야 코난군이 차 안에서 멀미를 덜한다 – 렉싱턴 다운타운에 있는 가게를 돌아보기로 했다. 역사가 깊은 도시라서 골동품이나 기념품을 판매하는 구경하기 좋은 가게가 많았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간 우리의 선택은 장난감과 아동서적을 파는 상점.
칼리코 크리터 라고 하는 동물가족 인형 씨리즈를 이렇게 많이 쌓아두고 팔고 있었다.
이 씨리즈 장난감은 일본에서 제작된 티비 만화를 재현한 것인데, 세심하게 바느질해서 만든 동물가족의 복장이라든가, 정교하게 만든 가구와 놀이집 등이 무척 인기가 많고, 모든 씨리즈를 다 수집하고자 노력하는 매니아들도 많다고 한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이 동물가족 한 세트를 사줄까…?
아빠 엄마 남매 토끼 셋트는 25달러 정도밖에 안하지만, 그 이후에 놀이집이며 가구며 자동차 친구 동물가족 등등을 더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하면 그 감당이 되려는지…?
하지만 예쁜 소녀가 취미생활로 수집하기 좋은 품목이긴 하지…?
조금 더 생각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