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때 우리집에도 하나 굴러다녔고, 요즘도 아이들 키우는 집에는 하나쯤 책꽂이 구석에 놓여있거나, 사은품으로 받아다놓고 아이들 장난감 상자 속에서 굴러다니기 쉬운 흔한 장난감이다.
이 장난감은 헝가리의 루빅 교수가 개발했다고 해서 루빅스 큐브(=정육면체, 즉 루빅이 만든 정육면체라는 뜻) 라고 부른다.
원체 수학이나 공간지각력이 부족한 나는 어릴때 부터 지금까지, 저 물건을 보기만 했지 제대로 맞춰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한쪽 면을 기껏 맞춰보았자 나머지 다섯 면은 제각각의 색깔로 뒤죽박죽이 되어버리는 것을 보는 것이 스트레스였기 때문이다.
1974년에 처음 개발된 이후 전세계적인 장난감이 되었고 여러 가지 다양한 버전도 개발되었다.
우리집에도 이런 모양의 것들이 있다.
보기만 해도 두통이 올 것 같은 복잡한 퍼즐을 푸는 법을 이번 겨울 방학 동안에 코난군이 깨우쳤다.
학교에 중국인 친구가 퍼즐을 맞추는 것을 보고 자기도 배우고 싶다고 해서 아빠가 며칠 동안 데리고 앉아 가르쳐 주었는데, 단 며칠 만에 배워서 이제는 2분도 안되는 시간 동안에 척척 맞추어 내는 걸보니 신기하기까지 하다, 내 눈에는 🙂
집에 오시는 손님들 앞에서, 학교에 가지고 가서 친구들 앞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맞추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마침내 동영상으로 찍어서 유튜브에 올렸다.
큰 화면으로 보려면 여기에서:
루빅스 큐브 퍼즐 푸는 법을 배우다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여러 가지 사실도 검색해서 알게 되었는데, 이 퍼즐을 풀 줄 아는 사람들을 큐버 라고 부른다든지, 어느 면으로 돌려도 같은 모양이지만 사실은 위아래가 정해져 있어서 하얀색 면이 윗쪽으로 가게 두어야 한다든지 하는 것을 코난군이 배워서 내게 말해주었다.
2018년 1월 15일
사족:
오늘은 마틴 루터 킹 공휴일이지만 남편 학교는 정규 스케줄대로 수업이 있어서 출근했고, 나는 학교는 휴일이지만 개강 전에 꼭 만나야 할 학생 면담이 있어서 곧 출근해야 한다.
원래는 아이들을 데리고 출근하려고 했지만 투빈이네 집에서 플레이 데이트를 하기로 해서 출근하는 길에 애들을 데려다주기로 했다.
그래서 오전에 잠시 짬을 내어 이 글을 쓰고 있는데, 그 잠시 동안에도 두 아이들이 자꾸만 말을 걸고 부탁을 하고 해서 차분히 글을 쓸 수가 없었다.
한글로 글을 쓰는 연습이 전혀 안되고, 횡설수설을 늘어놓을 뿐이다…
ㅠ.ㅜ
오 저 바로 며칠전에 집에 굴러다니는 큐브를 만지작거리면서 생각했었어요. 이건..배워야 풀 수 있는건가? 아님 그냥 막 하다 보면 터득하게 되는건가? 하고요. 저도 공간지각력 없어서 이런거 보기만 해도 머리 아픈 사람이거든요 ㅋㅋ 코난군이 아빠한테 배웠다는 대목을 봐선 어느 정도 원리를 알아야 하는건가 싶긴 한데..저희 집처럼 아빠도 엄마도 할 줄 모르면..ㅋㅋ 내내 굴러다니기만 하는 장난감이 되겠군요
네, 큐브의 총 조합의 갯수가 43 quintillion (43 하고도 0 이 18개) 라고 하니, 우연히 풀 확률은 없구요. 처음 만든 Rubik 도 만들어 놓고서 푸는데 한달이 넘게 걸리는데, 처음에 그도 답이 없다고 생각했대요. 극소수의 천재를 제외하고는 혼자서 풀수 업구요, 배워야만 풀 수 있습니다. 공간 지각력 그런거 별로 상관 없습니다. 푸는 방법은 인터넷에 널려 있구요, 끈기와 연습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