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에 종업식을 하고 방학을 맞이한 코난군이 오늘 새벽에 화성 탐사를 하러 떠났다 🙂
몽고메리 학군 내에 있는 열 개의 초등학교에서 50여명이 선발되는 것인데, 코난군네 학교에서는 4학년은 코난군 혼자, 5학년은 3명이 가게 되었다.
지난 3월 즈음에 이 행사에 관해 안내를 받았는데, 지원서를 작성해서 내면 그 중에서 선발된다고 했다.
데드라인에 임박하지 않고 미리 지원서를 제출하기도 했고, 또 코난군의 지원서가 제법 잘 써졌는지 – 우주탐사에 관한 포부라든가 뭐 그런 것을 쓰게 되어있었다 – 코난군이 속한 4학년 영재반 아이들 중에서 혼자만 선발되어서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버지니아의 수도인 리치몬드에 있는 과학 박물관 및 챌린저 센터에서 하는 행사라서 몽고메리 카운티의 어린이들이 모두 큰 버스를 네 시간 걸려 타고 가는 일정이다.
아침 5시45분에 출발해서 밤 10시 30분에 도착한다고 하니, 어린이 수준에서는 대장정이라 하겠다.
워낙 이른 시간 출발이라서 점심은 물론이고 아침밥까지도 도시락으로 싸주어야 했다.
코난군이 가장 좋아하는 베이컨 얹은 밥을 싸주었는데 아마도 리치몬드 가는 길 중간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게 될 것 같다.
행사의 이름이 화성탐사이고, 선발이 확정된 이후에도 우주과학에 관한 책을 읽고 글을 쓰게 하는 등의 과제가 있었다.
일정표를 읽고 검색을 해보니, 챌린저호를 타고 우주에 나가서 화성을 탐사하는 시뮬레이션을 체험하는 활동인가보다.
요즘 운동을 하면서 스타 트렉 엔터프라이즈 시리즈를 보고 있는데, 무려 다섯 번째 시리즈이지만 오히려 시간상으로는 가장 옛날 – 즉, 지금 현재와 가장 가까운 – 시점이라 엔터프라이즈호의 내부장비나 우주 탐험을 하는 주인공들의 마인드는 모든 시리즈를 통털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래봤자 22세기의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
그런데 이 챌린저 센터의 장면이 그 드라마속 배경과 제법 비슷해 보인다.
미국인들의 우주탐험에 대한 열망이랄까 태도같은 것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마침, 아빠가 어제 잘라준 머리모양이 스타 트렉 등장인물인 이 외계인 (벌칸족) 과 닮아보여서 코난군에게 '넌 화성가면 외계인들이 친구하자고 할거야' 라고 농담을 하며 함께 웃기도 했다.
드라마 속에서 벌칸 외계인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런 헤어스타일에 뾰족한 귀를 가졌다.
손가락을 이런 모양으로 만들어 "장수하고 번영하라" (Live Long and Prosper) 는 인사를 하는 전통이 있는 벌칸족은 감정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어서 매우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특징이 있다.
그러다보니 과학 기술도 지구인보다 월등히 앞서 있는데, 어쩌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능한 과학자에 대한 고정관념이 형상화된 모습이 아닌가 싶다.
암튼, 먼 길 떠난 코난군이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무사히 돌아오길 바란다.
2018년 5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