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3

2023 디즈니 크루즈: 피쉬 익스텐더 선물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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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가 출발하기 대략 6주 전에 피쉬 익스텐더 그룹이 확정되었고 더이상 신청을 할 수 없도록 마감이 되었다. 선물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이름과 기타 정보를 알아야 더 좋은 선물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그룹에는 주주네와 우리 가족을 포함해서 모두 11가족이 확정되었는데, 각 가족당 구성원의 이름과 성별, 나이, 좋아하는 디즈니 캐릭터 등등의 정보를 나누어서 개별화된 선물을 준비할 수 있게 했다. 아래 사진은 우리 가족과 주주네를 뺀 나머지, 그러니까 내가 선물을 줄 대상의 명단이다. Family 1과 Family 2는 방 두개를 사용하는 일가족이다. 성별과 나이를 보면 조부모와 부모, 그리고 아이들 세 명이 함께 여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실번호가 바로 붙어있는 것을 보면, 우리와 주주네처럼 방 두개가 서로 연결된 것을 사용한다. 실질적으로는 한 가족이지만 선실 두 개를 등록했으니 두 가족인 것처럼 선물을 준비했다. 즉, 선실번호 8588로부터 나머지 모든 가족들에게 한 번, 그리고 8590으로부터 또 한 번, 선물을 모든 가족들에게 하나씩 주는 것이다. 왜냐하면 Family 3 처럼 오직 두 사람만 한 가족인 사람들에게 불공평해지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 가족 이야기가 잠시 후에 나온다 ㅎㅎㅎ)

선물 놀이 그룹의 명단

가족이 등록한 선물 교환 그룹이어서 한 가족 전체에게 선물을 한 가지 주어도 되고, 가족구성원당 하나씩 따로 주어도 된다. 어떤 선물 교환 그룹은 아이들만 대상으로 하기도 하고, 반대로 어른만 등록하는 그룹도 있었지만, 나는 많은 선물을 주고 받는 기쁨을 누리려고 가족 그룹에 등록을 했었다. 코바늘뜨기로 파우치를 만들기도 하고, 손소독제 케이스를 만들기도 하고, 크리컷 기계로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들기도 했다.

우리 가족과 주주네를 위한 피쉬 익스텐더

선실 바깥 물고기 모양 고리에 달아놓는 이 주머니가 피쉬 익스텐더이다. 물고기 모양 고리를 익스텐드 해서 사용하게 만든 물건이라는 뜻이다. 주주네와 우리 선실이 바로 이웃해 있어서 이 두 개의 주머니가 나란히 걸려 있었는데 그 사진을 미처 찍을 틈이 없었다 🙂 두 선실은 복도로 나가지 않고 방 안에서 서로 통하는 문이 있어서 둘리양과 주주는 두 방을 마음대로 오가면서 함께 지냈다. 네 명이 사용하는 우리방 화장실이 붐빌 때는 주주네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 잇점도 있었다.

항해를 시작한 다음날과 그 다음날은 플로리다에서 부지런히 버진아일랜드로 내려가는 일정이어서 배가 정박하지 않고 승객들은 배 안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날이었다. 수영장이나 물놀이 시설에서 놀기도 하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선실 안에서 선물을 포장하고, 이름을 확인한 다음 들고 다니며 배달을 하는 것도 즐거운 놀이였다. 야무지고 꼼꼼한 두 소녀에게 선물 포장과 배달을 맡기니 나도 아주 편했다. 랜덤으로 배정된 그룹 구성원의 객실은 배 안 곳곳에 흩어져 있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부터 10층사이를 오르내리고, 300미터에 달하는 한 층을 부지런히 걸어다녀야 했기 때문에 운동이 되어 좋았고, 배달하는 동안 각기 다르게 장식한 선실문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미처 피쉬 익스텐더를 걸어놓지 않은 가족도 있어서 그런 때에는 선물을 문앞 바닥에 내려놓아야 했지만, 디즈니 크루즈 승객들에게 피쉬 익스텐더 놀이는 이미 잘 알려져 있어서 선물이 분실될 염려는 별로 하지 않았다. 선물을 내려놓고, 얼른 나와서 확인해보라는 뜻으로 노크를 하거나 벨을 누르고 얼른 그 자리를 떠났다. 서로 얼굴을 마주치면 안된다는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프라이즈~ 하는 즐거운 느낌을 주려고 그렇게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선물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면, 또는 다음 날, 다른 시간에 선실로 돌아오면 어김없이 우리 피쉬 익스텐더 안에 선물이 배달되어 있어서 그것을 열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선물을 배달중인 아이들

제법 비싸보이거나 유용한 선물도 있고, 아이들이 바로 열어서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도 있었다. 코난군과 둘리양과 주주는 선물을 받을 때마다 열어보고 즐거워했지만, 나는 대략 내용물을 확인한 다음 다시 원래 포장 상태로 돌려놓았다. 여행을 마친 후에 집에 돌아가서 다시 열어보는 즐거움을 아껴둔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 그 아껴둔 즐거움을 누렸다 = 선물이 들어있던 짐보따리 정리를 오늘 마쳤다는 뜻이다 ㅎㅎㅎ)

받은 선물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

크루즈 막바지의 어느날, 코난군과 나는 미니 마우스 캐릭터와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있었다. 미니 마우스와 기념 촬영이니 내가 만든 미니 마우스 머리띠와 손가방을 챙겨 갔다. 그런데 그 줄에서 우리 바로 앞에 서있던 모자가 뒤를 돌아보더니, ‘혹시 댁이 우리에게 미키마우스 모양 뜨개질로 만든 선물을 준 사람이우?’ 하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니, 자기들은 오클라호마에서 온 모자 가족인데, 좋아하는 캐릭터 양말 선물을 준비했었다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디즈니 크루즈에서 캐릭터와 사진을 찍을 때는 그냥 사진만 얼른 찍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승객 한 명 한 명과 캐릭터가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여러 가지 포즈로 찍고 하기 때문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제법 길다. 그 긴 시간 동안에 이 오클라호마 여사님은 왕수다를 풀더니, 자기보다 앞에 서있는 아줌마에게 우리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을 하더니, 찍어준 사진이 마음에 안든다며 이런저런 각도로 다시 찍어달라고 까지 했다.

우연히 마주친 선물 교환 그룹의 한 가족

잠시 후에 주주네가 우리 옆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오클라호마 여사는 ‘그러면 당신네 모녀가 크리컷 선물을 준 그 가족이겠구려?’ 하더니 또 그 선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이번에는 모두가 다함께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아까 그 아줌마한테 또 부탁을 했다. ㅎㅎㅎ 주주 엄마가 준비한 것으로 되어있는 선물은 사실 내가 만든 것이어서 주주 엄마는 선물 수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줄 한 번 잘못 선 죄로 잔소리를 들어가며 우리 사진을 찍어준 앞쪽 아줌마에게는 내가 미안한 마음이 다 들었다.

주주네 가족까지 함께 기념촬영

주주와 둘리양이 선물을 배달하는 모습을 짧은 비디오로 담았다. 앞으로 올릴 여행 후기마다 이런 비디오를 함께 포함시킬 예정이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MNFjoKxtdhDVtvb1GmyfUoK2TSr7htiY

2023년 6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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