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neas and Ferb:104일 동안의 여름 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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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neas and Ferb????

내가 이 티브이 쇼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이걸 어떤 발음으로 읽어야할지 조차 몰라서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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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 발음을 표기하자면 “피네아즈 앤 퍼브” 라고 읽는 것이 가장 가깝고, 위의 그림에서 두 남자 아이의 이름이다. 피네아즈와 퍼브는 쌍둥이 형제이고, 누나인 캔디스, 아빠, 엄마, 그리고 애완동물인 오리너구리 “페리 Perry”와 함께 살고 있다 (위의 그림에서 가장 왼쪽이 페리 이다).

언젠가부터 코난군이 이 프로그램을 즐겨 보게 되었고, 나도 덩달아 시청하게 되었는데, 자꾸만 보다보니, 어린이의 창의성 증진에 제법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이 쇼의 주제가에도 나오지만, 피네아즈와 퍼브는 104일 동안의 기나긴 여름 방학을 지루하지 않게 보내기 위해서 날마다 무언가를 발명하거나 건설하는데, 그 과정에서 누나인 캔디스와의 갈등이 생기거나, 이웃집 친구들과 사고를 저지르거나 하는 것이 주된 플롯이고, 거기에 곁다리로 항상 등장하는 이야기는 오리너구리 페리가 사실은 비밀요원 P (Agent P) 인데, 악당인 닥터 두펜시멀츠 (이 사람의 이름은 더욱 복잡하고 그 스펠링은 아직도 기억이 불가능하다) 와 맞써 싸우는 에피소드가 있다.

어린이 프로그램을 굳이 여기서 소개하려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코난군이 올 여름에 104일 까지는 아니지만, 무려 95일간의 여름 방학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학제는 새로운 학년이 8월 중순이나 9월 초에 시작되고 (주마다, 그리고 교육구 마다 개학일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크리스마스와 신년 휴일을 포함한 열흘 정도의 짧은 겨울 방학을 보내고, 다시 시작된 학기는 5월 말이나 6월 초에 끝이 난다.

그러니 6-7-8월 무려 석달이나 되는 기나긴 여름 방학이 존재한다.

이렇게 한국과는 사뭇 다른 신학기의 싸이클은 바로 두 나라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한국에서는 여름과 겨울, 즉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운 계절에는 공부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방학을 한다. (물론 요즘은 방학이라고 아이들이 공부를 쉬는 것이 아니라는 현실은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원래 방학의 기원과 취지는 그렇다는 뜻이다.)

반면에 미국에서는 애시당초 학교에 다니는 것은 먹고 사는 일보다 덜 중요한 것이었다. 즉, 5월부터 8월 까지는 농사를 지어서 먹고살 식량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생업에 종사하다가, 농사가 한가로와지는, 즉 농한기가 되어서야 학교가 시작되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미국은 농업이 기계화되어서 더이상 농번기 농한기의 구분이 학교의 시작과 끝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되었지만, 제도를 왕창 뜯어고치는 것을 무척 싫어하는 미국사람들의 국민성 때문에 학교는 여전히 기나긴 여름방학을 시행하고 있다.

여름방학이 길어서 아이들이 무언가 과외활동을 집중적으로 할 수 있고, 뒤처진 과목을 따로 공부한다든지, 하는 등의 장점도 있지만, 한 학년이 끝나고 석달을 놀다보니 이전에 배운 것을 다 잊어버리고 새학년을 시작한다는 단점도 꽤나 커서 이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고, 학교 개혁 과제 등으로 많이 논의되고 있기도 하다.

코난군은 올 5월 말이면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9월 3일부터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1학년은 아니고, 킨더학년, 한국으로 치자면 공립 초등병설 유치원에 해당하는 연령인데, 미국에서는 이 킨더 학년이 첫번째 학년이다.) 그 석 달 동안의 방학을 엄마와 집에서 보내기로 정했다. 마침 나도 이번 여름에는 강의를 맡지 않게 되어서, 코난군과 재미나게 놀며 공부하며 즐겁게 지낼 수 있을 듯 하다.

또한, 동생 때문에 늘 엄마의 손길에 목말라 하던 코난군에게, 동생은 어린이집에 가고, 아빠는 여름학기 강의가고, 엄마와 단둘이서 하루종일 보내는 시간은 그동안의 목마름을 충분히 적셔줄 청량음료가 되리라 기대한다.

피네아즈와 퍼브 처럼 하루만에 롤러코스터를 만든다든지 할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매일매일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해보려고 한다. 지금 학기가 5월 초순이면 끝나니, 그 때가 되면 조금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름방학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2013년 4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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